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래 18년간 검사 일을 해오며 스스로를 ‘생활형 검사’라고 지칭하는 저자가 검찰 안에서 경험한 이야기이자, 검사라는 직업 덕분에 알게 된 세상살이, 사람살이를 둘러싼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어려서부터 검사를 꿈꿔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엉겁결에, 어쩌다 보니 검사가 됐다는 저자가 다른 데 욕심내기보다 검사라는 직분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기록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끊임없이 거짓과 싸워야 하는 검사 일을 하다 보니 한때는 사람 말을 믿지 않게 됐을 뿐 아니라 그들을 만나는 게 지겨워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다른 인생의 찢어진 틈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꿰매주어야 할 때가 많기에 다시 일의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도 털어놓는다. 사건 피의자들과 피해자들을 만나며, 범죄 자체가 내뿜는 악에 집중하기보다 사람들이 가진 욕망과 그로 인해 드리워진 삶의 그림자들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는 저자. “세상의 일들을 직선적으로 추정하지 않고 이야기의 뒷면과 진짜 사연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세상의 약자들에게 힘이 돼주고 싶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법, 그리고 두렵고 원시적인 존엄함에 대한 생각들을 마주하게 된다.
김웅 지음 / 1만 5000원 / 부키 펴냄 / 3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