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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삼성·LG·SK…한파 속 ‘사랑의 온도’ 올리는 기업들

정유년 끝자락에 퍼져나간 나눔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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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17.12.29 10:30:39

▲한화토탈 임직원과 지역 주민들이 충남 서산시 서령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김장하는 모습 (사진=한화그룹)

정유년 끝자락의 맹추위 속에서도 기업들의 온정 나누기가 한창이다. 올해도 역시 김치, 연탄 등의 물품 지원이 활발한 가운데 무료 음악회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한해를 마무리 하는 기업도 많다. 나눔으로 한파를 녹이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현장을 CNB가 들여다봤다. (CNB=선명규 기자)

삼성·LG·SK 등 김장부터 배달까지
한화, 신임임원 첫미션은 ‘연탄봉사’
금호·효성은 음악회로 시민과 함께 

해마다 전국을 벌그름하게 물들이는 김장은 국민적 연례행사다. 대개 11월께 시작되는 이 단체활동은 ‘연말 나눔’의 서막이기도 하다. 올해도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김치를 담가 이웃과 나누려는 ‘붉은 손놀림’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지난달 17일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아동보육시설 ‘경동원’에서는 뽀얀 배추 9500포기가 맛깔스런 김치로 버무려졌다. 삼성전자 임직원 100여명이 자사 브랜드 ‘김치플러스 M9500’을 상징하는 숫자에 맞춰 담근 김치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김치 800포기에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김치플러스’ 2대, 블루스카이 공기청정기 30대를 더해 경동원에 기증했다. 나머지 8700포기는 전국 취약계층 3000세대에 전달했다. 업계의 정유년(丁酉年) 김장 기부는 통 크게 시작됐다. 

LG전자는 어르신께 전할 김치를 제품 판매와 함께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 동안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LG 디오스 김치톡톡 김치냉장고’ 4종을 팔 때마다 1kg씩 적립해 총 3600kg을 장만했다. 이 김치는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어르신 360여명에게 전달됐다. 임직원들이 ‘배송원’으로 나서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지난달 17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아동보육시설 경동원에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할 김치를 담그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SK, 사회적기업 통한 나눔 ‘눈길’

상생의 일환으로 여러 비영리단체와 손잡고 ‘김장 나눔’에 가선 기업도 있다. SK그룹은 8개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김치 5만6000포기를 구매한 뒤, 지난 11일 먹거리나누기운동협의회를 통해 전국 1000여개 사회복지기관과 취약계층에게 전달했다. 

지난 1996년부터 임직원들이 김장한 뒤 취약계층에 전달해 오던 것을 2015년부터 지금의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는 ‘10만 사회적 기업 창업’을 목표로 내건 최태원 SK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10년 안에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 시장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지난 여름 청와대 기업인 간담회 때 이런 뜻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했고, 문 대통령은 “지원 법안을 정부가 적극 추진하겠다”고 그 자리에서 답했다. 

SK그룹 측은 “행사에 소요되는 경비를 줄여 수혜자들에게 더 우수한 품질의 김치를 나눠 주고, 사회적 기업에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최광철 SK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왼쪽 두번째), 강재영 동반성장위원회 운영국장(왼쪽 첫번째) 등이 지난 11일 인천 동구의 사회적기업 해맑은김치에서 개최된 ‘SK 행복나눔 김장 전달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한화그룹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동안 ‘김장’에 매달렸다. ㈜한화, 한화생명, 한화케미칼 등 20개 계열사에서 임직원 2000명이 참여해 김치를 담갔는데, 특기할만한 것은 이 때 들어간 물량이다. 배추 5만 포기, 무 2만개, 고춧가루 8000kg에 갓, 미나리, 새우젓, 액젓, 굴 등 부재료 포함 총 150톤이 김장에 쓰였다. 이렇게 탄생된 김치들은 전국 복지시설과 소외이웃이 있는 1만 가구에 전달됐다.

효성은 임직원들의 정성을 모아 두 배로 키웠다. 임직원이 내는 기부금만큼 회사에서도 동일한 액수를 내는 제도인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를 도입해 ‘사랑의 김장김치’를 마련했다. 두루 모아 만든 10kg들이 김치 1500박스는 서울 마포구의 저소득층 가정으로 향했다. 

지난달 22일 전달봉사에 참여한 한 직원은 “나눔의 마음을 담은 김치를 이웃들이 맛있게 드시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시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주민들을 위해 이웃사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안방·감성 데우는 ‘연탄 나눔’과 ‘송년음악회’

겨울철 온정의 상징은 단연 연탄이다. 가스나 기름을 쓰는 보일러가 보편화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연탄을 쓰는 가정이 많다. 주로 저소득층 이웃이 살고 있는 곳이다. 

종합물류기업 한진은 지난 22일 연탄 약 2000장을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본부’에 기부했다. 사내 공지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직원 20여명이 ‘사랑의 연탄나눔’ 자원봉사자가 되어 직접 배달하기도 했다. 같은 날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서 이들은 3.6kg의 연탄 2~3장을 안고, 각 가정의 연탄 보관 장소까지 날랐다. 배달 완료 후에는 떨어진 연탄가루 등을 치우며 봉사를 마무리했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된 연탄배달 봉사에 참여한 한진 '사랑의 연탄나눔’ 자원봉사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진)


매일유업은 지난달 7일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와 함께 연탄 2만3000장을 서대문구 및 은평구 취약계층을 위해 지원했다. 매일유업 진암사회복지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된 연탄은 한 세대에 200장씩 전달됐다. 이날 임직원과 적십자 봉사원 80여명은 추운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연탄을 날랐다.

최근 정기 인사에서 승진한 한화그룹 신임 임원들은 연탄배달로 ‘신고식’을 치렀다. 임원 승진의 첫 업무를 봉사활동으로 시작하는 것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화의 고유 문화. 지난 26일 노원구 상계동에서 임원 40여명은 저소득 20가구에 연탄 4000장과 함께 쌀, 라면 등 생필품을 전하며 ‘새 일’을 시작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윤이원 ㈜한화 방산부문 상무는 “연이은 한파로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진다”며 “겨울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웃들과 함께 하는 음악회로 한 해를 차분히 닫는 기업들도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평소 클래식을 접하기 어려운 이웃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지난 1일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 중·고등학교에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사장 박삼구)의 ‘찾아가는 사랑의 금호아트홀’을 연 것. 이날 무대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출신 색소폰 연주자들로 결성된 에스윗(S.With)이 꾸몄다. 색소폰을 통해 울려퍼진 친숙한 클래식과 영화음악, 친절한 해설에 학생과 교사 200여명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지난 2012년 전라남도 완도지역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제주, 강원 등 전국 각지를 찾아 총 29회 작은 음악회를 펼쳤다.사진은 지난달 10일 장성중학교에서 열린 음악회.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이밖에도 효성은 후원 중인 장애아동 청소년과 가족 150명을 초대한 가운데 지난 22일 ‘2017 푸르메 작은음악회’를 열었고, 한화는 지난 15일 충청 지역 중고등학생 60여명으로 이뤄진 ‘한화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송년음악회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빌딩에서 개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지만 나눔의 의미마저 얼어붙을 순 없다”며 “작은 정성일지라도 소외된 이웃들이 힘을 내는 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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