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복지재단은 지난 20일 인천시 다세대 주택 화재 현장에서 화마를 피해 3층에서 떨어뜨려진 어린 남매를 맨손으로 받아 구조한 정인근 소방경(54·인천 검암119안전센터장)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정 소방경은 이날 오전 인천시 서구 왕길동에 있는 5층짜리 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들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차량을 태운 뒤 건물 전체로 번지고 있었고, 건물 안에 있던 주민들은 유일한 출구인 빌라 가운데 계단이 불길과 검은 연기로 막혀 탈출 하지 못했다.
정 소방경과 동료 소방관들은 주민 구조를 위해 건물 주변을 살피던 중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건물 뒤편으로 가 3층 계단 창문으로 뛰어내리려는 주민들을 발견했다.
정 소방경은 부상을 우려해 “뛰어내리지 말라”고 말한 뒤, 동료에게 사다리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 때 주민들이 “아이들이라도 먼저 구해달라”라고 말했고, 정 소방경은 구조 시간이 지체되면 아이들이 연기를 마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한 남성에게 아이들을 밑으로 내려 보내달라고 말한 뒤, 떨어뜨려지는 아이들을 한 명씩 차례대로 받아내 구조했다.
이어 동료들과 함께 건물로 들어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8명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마스크를 씌운 뒤 안전하게 바깥으로 구조했다.
정 센터장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다른 소방관이 있었더라도 아이들을 받아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센터장은 지난달 신장암 수술을 받고 2주만에 현장 복귀해 허리에 복대를 하고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암 수술 후 회복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역 119안전센터장으로서 책임감으로 업무에 복귀한 상황에서 자신의 몸 보다 인명 구조를 먼저 생각한 정 소방경의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