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연인, 가족 등 숱한 관계망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대인. 그 관계망이 끈끈하고 방대할수록 좋은 사람, 멋진 인생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를 정말로 성장시키는 것은 불편한 행복보다 외로운 자유가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고등학생 때부터 혼자 살아온 25년 차 프로 독거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상을 솔직하게 기록하면서 미래의 행복을 위해 거치는 순간이 아닌, 그 자체로 완전하고 가치 있는 ‘혼자만의 시간’에 찬사를 보낸다. 또한 그 시간을 겪으며 발견한 ‘혼삶’(혼자 사는 삶)의 즐거움을 담백하고 유쾌하게 담아낸다.
저자는 사소하게는 혼밥과 혼술(혼자 먹는 밥과 술)을 민망해하지 않고, 크게는 믿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인생의 중심에 ‘나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는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묻는다. 직장 생활이 원칙을 흔들 때 어떻게 하면 더 오래 스스로의 힘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자문했고, 그 결과 회사를 관두고 불필요하게 소모되던 에너지를 끌어 모아 자신에게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고백한다. ‘이대로 비혼(결혼 안 함)이어도 정말 괜찮을까’ 고민될 때는 주변의 사례를 묻고 들으며 흥겹게 중년을 통과하기로 했다고도 말한다. 그 문답의 과정이 책에 담겼다.
이숙명 지음 / 1만 3500원 / 북라이프 펴냄 / 2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