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왼쪽부터)과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최성 고양시장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열린 오마이TV 주관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예비후보자 토론회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들은 지난 3일 토론회에서도 설전을 주고받은 만큼 이날 토론회에서도 “예의를 지키시라” “편파적인 질문이다”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채 물고 물리는 신경전을 이어갔으며, 특히 이 시장이 선두 주자인 문 전 대표를 작심한 듯 공격했고 안 지사가 이를 제지하면서 현장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이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 배치·재벌개혁·적폐청산 해법·개혁입법 등의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해법을 제시하면서도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등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2시간 14분 동안 시종일관 격론을 벌였다.
가장 확연하게 관점 차가 드러난 것은 사드 문제로서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는 안보 문제이기도 하고 정치적 문제로, 한미 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기 쉽지 않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필요로 하는 순간까지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외교”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사드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통해 내부 공론화와 국회 비준을 거치고, 중국·미국과 외교적으로 긴밀히 협의하면서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 지사는 “전략적 모호함이라는 표현은 애매하다. 국민이 볼 때 멋들어진 태도도 아니고 문제가 풀릴지 불신하는 것 같다”며 “한미동맹에 기초한 안보국방 현실을 인정하자. 장기적으로 전시작전권 등 자주국방의 힘을 축적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원점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중미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며 “차기 정부를 이끌 가능성이 많은 민주당 후보들이 중국은 경제 제재를 멈추고, 미국은 서두르지 말라고 공동 입장을 내자”고 말했다.
그리고 재벌개혁 문제와 차기 정부의 주요정책을 두고 이 시장은 “경제 기득권자나 재벌, 사회의 온갖 기득권자가 문 전 대표에게 몰리는 것 같다”며 “일종의 기득권 대연정이 아니냐. 정치권이 강자의 편을 들면 어떡하느냐”라고 몰아붙이면서 법정 부담금도 대기업 준조세 금지법 대상에 포함되는지 캐묻는 등 입장차를 드러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에서 보듯 준조세를 없애겠다는 것이고 법정부담금은 별개”라며 “그 질문은 좀 유감스럽다”고 맞받았으며, 안 지사도 이 시장을 겨냥해 “상대를 재벌 편인 것처럼 몰아붙이는 것은 동지적 우애와 신뢰를 깎는다.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고 제지했다.
자유한국당 등 여당과의 관계설정와 관련해서도 안 지사는 “현재 어느 법안 하나도 통과시키지 못하는 이 조건으로 3년을 더 가야 한다”며 “의회 협치야말로 개혁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고 대연정 제안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안 지사를 향해 “적폐세력·기득권세력과 손잡는 대연정을 하겠다는 분이 있는데 발목잡기를 피하려고 온몸을 내줄 수는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전 대표도 “타협 때문에 적폐청산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적폐청산을 위한 방법론과 관련해 문 전 대표는 “민주주의 파괴 주범은 청와대·검찰·국정원 같은 권력기관”이라며 “국정원의 적폐청산과 관련한 책임을 묻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만들어 검찰의 잘못을 문책하겠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청와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 못 하게 하는 게 적폐청산의 핵심이며 의회·정당의 지도력을 높여 협치로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으며, 이 시장은 적폐의 원인을 “경제기득권자와 부패한 정치권력이 손잡아 국민 뜻을 정책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다수 약자의 편을 드는 공정한 정부로 정경유착과 부정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 전 대표는 양극화 해법에 대해서는 “부족한 공공일자리를 늘리고 공공부문 일자리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고 안 지사는 “노동시장 내부의 차별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대기업 부담을 늘려 국민 가처분 소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 공방 속에서 문 전 대표는 “인수위 없는 정부에서 제대로 준비 안 하면 실패한다. 국정·국회 경험 있는 제가 대통령을 잘할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으며, 안 지사는 “나라 안팎으로 위기인데 끊임없는 발목잡기와 정쟁만 하면서 날이 새고 있다. 국론을 통합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이 시장은 “유산·세력이 아닌 능력·자질에 따라 평가받은 공정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 무능한 상속자가 아닌 유능한 개척자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하는 등 각자 자신이 민주당 후보 적임자임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