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목전에 둔 4일 탄핵 찬ㆍ반단체들은 각자 대규모 집회를 열어 마지막이 될지 모를 총력전을 펼쳤다.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19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날 오후 서울 광장 일대에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로 집회가 열리고 있다(왼쪽 사진). (사진=연합뉴스)
‘박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9시 기준 “광화문광장 연인원 95만명이 참여해 지난 3월 1일 연인원 1천459만명 이후 1천500만명을 훌쩍 넘어 돌파했다.”며 “3만 명으로 시작한 촛불이 1천500만으로 번져 변함없는 박근혜 즉각 퇴진 민심을 대변했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서울외에 세종시 200명, 원주 300명, 춘천 200명, 강릉 500명, 청주 550명, 전남 14개 시군 15곳 3천명, 창원, 진주, 김해, 양산, 거제, 통영 등 경남 2천명, 대전 2천명, 부산 3만명, 울산 1천명, 제주 2천명, 대구 7천명, 전주 1천500명, 광주 5만명, 경북 640 명 등 전국 기준 연인원 105만890명이 모였다.
특히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열린 이번 집회에서는 ‘2017 페미니스트 광장’, ‘페미답게 쭉쭉 간다’, ‘페미니스트가 민주주의를 구한다’ 등 다양한 여성행사가 진행됐고, 광화문역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벌의 구명조끼가 전시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서울 95만 등 전국 105만명의 시민이 운집해 연인원 1천5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그리고 안드레 박근혜 정권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대표는 자유발언에서 “박근혜 없는 봄을 맞이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앞장 서겠다”며 “대통령 퇴진과 적폐 청산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의 행보는 계속돼야 한다. 대학생들의 개강은 박 대통령의 퇴진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여성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고 여성의 힘으로 황교안을 사퇴시켜야 한다”며 “박근혜는 개인이 아니다. 우리가 끝장내고자 하는 것은 박근혜 정권에 부역한 모든 기득권세력”이라고 황교안 대통령대행 사퇴를 촉구했다.
집회 마지막에 윤희숙 퇴진행동 집회기획팀장이 “4개월 간 15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촛불을 들었고 80% 넘는 국민이 탄핵을 찬성했다. 레드카드를 밝혀 달라”고 외치자, 참가자들이 일제히 조명을 소등하고 레드카드를 들어올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7시 30분께 본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와 삼청동 총리공관, 헌법재판소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으며, 이날 집회에는 삼성전자 반도체생산공장에서 일하다가 지난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10주기를 맞아 반올림이 방진복을 입은 채 청운동 선두에서 행진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자리를 함께했으며,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전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했으며, 퇴진행동은 밤 9시 쯤 행진을 마무리한 뒤 광화문광장에 다시 집결해 ‘대동한마당’ 집회를 진행했다. 퇴진행동은 탄핵 선고 전날을 비롯해 선고 당일, 선고가 된 주 주말과 차주 주말에도 집회를 갖기로 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자유한국당 조원진·김진태·윤상현·박대출 의원,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을 맡은 서석구·김평우 변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일 오후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6차 태극기 집회’를 열렸다.(사진=연합뉴스)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이 난국을 반전시킬 유일한 길은 헌재가 심리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태블릿PC와 고영태를 조사하라고 검찰에 명령하라”고 요구했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탄핵이 인용되면 지금 야당 후보가 다음 정권을 잡게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보수·자유민주주의세력이 내란을 방불할 만큼 소동을 벌인다는 것이 국민적인 관측”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박 대통령 탄핵을 ‘사기·반역행위’, ‘범죄’ 등 강한 표현으로 규탄하면서 “탄핵(소추장)은 재판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종잇장에 불과하니 즉시 찢어서 버려야 하고, 그것을 법적으로 각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3시 30분께부터 대한문을 출발해 을지로입구역과 명동입구역, 한국은행 로터리 등을 거쳐 다시 대한문까지 행진했으며, 박 대통령 동생 박근령씨와 근령씨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행진에 동참했다.
이날 집회에서 ‘구국청년결사대’라는 몇몇 참가자는 서울시의회 앞 대로를 가로막은 차벽을 넘어 광화문 방면 진출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일부 참가자가 굵은 밧줄을 몸에 감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돼 경찰은 밧줄로 차벽을 잡아당길 가능성을 우려해 회수 조치했고, 특히 한 참가자는 태극기와 함께 ‘종북척결’, ‘미친개한테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쓴 나무막대기를 들고 다니다 경찰에 회수당하기도 했다.
이날 태극기 집회 참가자는 대한문 앞과 서울광장 일대를 가득 메웠고, 숭례문 건너편까지 인원이 들어차 탄기국은 5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으며, 경기도 포천과 가평 등에서도 탄핵 반대집회가 열렸다.
집회가 끝난 뒤 지하철역에서 마주친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집단으로 말다툼을 벌이며 험악한 장면을 연출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