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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GS25·CU…편의점 업계 ‘나홀로 승승장구’ 비결

불황은 남의 일? ‘혼밥족’ 등에 업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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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2.22 18:13:06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의 작년 매출액은 약 14조원으로 백화점 3사의 지난해 매출액 12조원을 넘어섰다. (사진=김유림 기자)


경기불황에 따른 내수 침체 속에서 편의점 업계가 ‘나홀로’ 도드라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주목된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서 왜 편의점만 승승장구 하고 있는 걸까. (CNB=김유림 기자)

GS25, 연매출 5조원 돌파
CU, 매년 무섭게 급성장  
혼밥·혼술 1인가구 효자노릇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5조원을 넘는 편의점이 탄생했다. GS리테일의 GS25는 연매출액 5조6027억원, 영업이익은 2132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0.4%, 13.1% 상승하며 업계 1위 CU를 따돌렸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해 매출 4조94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1% 성장, 영업이익은 1970억원으로 전년보다 12.7% 증가했다. 3위인 롯데쇼핑의 세븐일레븐은 3조7040억원으로 전년보다 11.6% 매출이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490억원으로 8.4% 상승했다. 

이들 편의점 3사의 매출액은 총 14조원으로 지난해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의 매출 12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대세 유통채널로 부상했다. 

▲서울시 1인가구 비중 추이. (표=유진투자증권)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무서운 기세로 편의점 업계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 바로 1인 가구의 증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1인 가구의 비중은 전체 가구수(367만가구)의 27.4%(100만가구)에 해당한다. 전체의 16.3%(51만가구)에 불과했던 2000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2035년에는 전체 가구 중 30.8%(126만가구)가 1인 가구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혼밥족, 혼술족, 포미족, 네오싱글족 등 새로운 소비층 탄생으로 이어졌고,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다인(多人) 가구와 달리 1인 가구는 대형마트보다 집 가까이서 필요할 때마다 ‘소량’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을 선호한다. 

▲편의점에서 혼밥(혼자 식사)을 하기위해 도시락을 고르고 있는 직장인. (사진=연합뉴스)


이에 맞춰 편의점들은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까지 소용량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점포수 역시 거리 하나에 3~4개가 들어설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말 기준으로 CU가 1만857개로 전년 대비 1448개 증가, GS25는 1443개 늘어난 1만728개를 기록하며 나란히 1만 점포를 돌파했다. CU와 GS리테일은 올해에만 점포수를 각각 1100개, 1000개 늘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잠식하고 있는 온라인 채널마저도 소량 구매에 있어서는 편의점의 강점을 뛰어넘기 어렵다”며 “앞으로 2030세대의 1인 가구뿐만 아니라 나이 들어서 혼자 살거나 부부만 사는 가구까지 증가하면서 편의점이 대형마트보다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또 편의점의 고속성장에서 ‘PB(자체제작)상품’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 CU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PB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8%로 추정되고 있으며, 올해는 3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GS25는 PB상품의 매출구성비가 36%였다. 

▲편의점 3사의 PB브랜드 라면. (왼쪽부터)CU의 속초홍게라면, GS25의 오모리김치찌개라면, 세븐일레븐의 강릉교동반점짬뽕. (사진=각 기업)


편의점은 유통채널 중 처음으로 PB상품을 판매한 곳이다. 간소한 포장과 광고비 무집행, 유통단계 축소 등을 통해 가격 거품을 뺐으며, 경쟁사와 차별을 위해 다른 곳에서는 판매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발길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PB상품의 인기는 최근 소비 트렌드가 스마트컨슈머(Smart Consumer) 이른바 ‘똑똑한 소비자’들이 주도하면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무조건 브랜드를 따지기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에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PB상품에 지갑을 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편의점에서 PB브랜드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농심, 오뚜기 등을 비롯한 상위 라면업체가 밀리고 있으며, 커피업계 1위 동서식품의 매출이 떨어지는 등 기존의 식품기업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한솥도시락 등의 업체들도 편의점 도시락이 잘 팔리면서 예전보다 매출이 줄어들었다.

편의점의 PB상품 열풍은 여타의 대형 유통채널에도 영향을 끼쳤다. 식음료에서 의류까지 그 범위도 다양하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은 국내 업체와 협력해 각각 F2F, 데이즈 등 PB브랜드 의류를 내놓았으며, 롯데마트도 ‘테’를 론칭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CNB에 “1인 가구의 증가세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진행되면서, 편의점 시장의 고속 성장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이에 GS25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나만의 냉장고, 팝카드 등 1인 가구가 원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미, ‘3무(無) 정책’ 되레 발목 잡아 

하지만 편의점 간판만 내건다고 다 실적이 좋은 건 아니다. 

신세계 계열인 위드미는 편의점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적자만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위드미는 2013년부터 로열티, 24시간 영업 강제 금지, 위약금 제로 등 ‘3무(無) 정책’을 앞세워 공격적인 가맹점 모집에 나섰지만, 2015년 262억원, 2016년 3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매년 손실액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위드미가 ‘편의점’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을 두고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밤 12시 은평구에 위치한 위드미 점포가 문 닫은 모습. (사진=김유림 기자)


유통업계는 ‘3무 정책’이 오히려 위드미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도해지 위약금은 기존 편의점기업들도 매출이 낮은 매장에서 거의 받지 않고 있어 차별성이 없으며, 무한경쟁 상황에서 정비된 시스템을 토대로 가맹점주를 관리하는 경쟁 업체들과 달리 본사의 역할이 제품 공급에 그치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위드미의 영업시간이 점포마다 들쑥날쑥한 탓에 ‘편의점’이라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

신세계 위드미 관계자는 “사업 초기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적자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흑자전환에 대한 예측은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3무 정책’과 관련해서는 “경영 점주들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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