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걸을 때 주로 어디를 보고 걸을까? 초점을 흐린 채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발아래는 잘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데 아래 늘 밟는 보도블럭을 보고, 그 보도블럭에 숨은 감성을 발견한 작가가 있다.
갤러리토스트가 최윤지 작가의 개인전 '보도 - 만다라(BODO - Mandala): 아래의 풍경'을 1월 14일~2월 8일 연다. 작가는 다양한 조소기법을 활용해 일상 속에서 지나칠 수 있는 도로의 단면을 만들어낸다.
작가 작업의 시작은 일상생활에서 지나쳐지는 소소한 것들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과 애잔함의 감정에서 시작된다. 보도블럭과 같이 규칙화되고 일률적인 인간의 삶의 모습에서의 감춰진 슬픈 감성이 서려 있다.
또 이 슬픈 감성에 인간의 삶도 녹아 들어가 있다. 일상에서의 크기가 아닌 손톱만큼 작아진 소형화된 도로. 작가의 작업은 극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작가는 형상화 시킨 이 작은 보도블럭을 통해 삶과 죽음의 순환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보도블럭은 끊임없이 닳고 부서지는 풍화 과정을 겪는다. 작가는 여기에 인간의 삶의 모습을 투영시켜 한편의 만다라의 형상을 상기시킨다. 만다라는 불교에서 우주의 본질을 표현한 도안이다. 하지만 거창한 의미를 벗어난 작가는 "이런 만다라의 형상을 우리 주변일상에서 느끼고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갤러리토스트 측은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라며 "실제 보도블럭으로 사용되는 물성으로 제작한 대형작품이 소개된다. 또한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하고 색다른 공간이 연출될 것이다. 실험적이고 독특한 공간에서의 작가의 작품세계를 함께 공유하며 소소한 일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