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2.22 17:50:15
▲22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지난달 6일 검찰 출두 이후 46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태도는 한마디로 ‘뻣뻣하고 모르쇠’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사진=연합뉴스)
물론 여야 의원들의 잇따른 송곳 추궁에 맞서 “송구하다”는 입장 표명은 했지만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나는 할 일을 했다”는 식의 답변을 이어갔으며, 특히 ‘비선실세’ 최씨와의 관계나 가족회사 돈 유용 등 핵심 의혹들에 대해서는 시종관 ‘모르쇠’ 부인으로 일관해 일부 의원은 할 말을 잃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의 가장 핵심적인 증인으로서 여야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집중됐지만 우 전 수석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일관된 목소리 톤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첫 질의자였던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이 “국민이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왜 분노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우 전 수석은 “그 부분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특히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의혹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단호하게 일축했다.
그리고 지난달 6일 검찰청사 포토라인에서 우 전 수석에게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고압적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던 부분과 관련해서는 “노려봤다기보다 여기자 분이 갑자기 제 가슴 쪽으로 탁 다가와 굉장히 크게 질문해,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놀라서 내려다본 것”이라 해명했다.
또한 정 의원이 우 전 수석이 검찰 조사 도중 팔짱을 끼고 웃는 장면이 한 언론사에 의해 포착돼 논란이 됐던 부분에 대해 질문하자 “분명 그때는 수사 중이 아니고 휴식 중이었다”면서 “그날 제가 몸이 굉장히 안 좋았다. 그래서 파카를 입었지만 계속 추워서 일어서서 쉬면서 파카를 안 벗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아울러 정 의원이 “최순실씨를 아느냐”는 질문하자 “현재도 (개인적으로)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고, “그럼 전부 근거 없는 의혹이냐”라고 거듭 질문하자 “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어 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2년 전 광주지검의 세월호 사건 수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압수수색 하지 말라고 전화한 적 없다”고 부인했으며,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당사자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고서 목숨을 끊은 최경락 경위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최 경위의 죽음은 불행한 일이지만, 그러나 그게 민정비서관실 때문이란 말씀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발뺌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김성태 위원장이 “우병우 증인, 자세 바르게 하세요”라고 지적하자 이에 우전 수석은 “어떻게 할까요”라고 맞받아쳤으며, 이에 김 위원장은 한층 높아진 목소리로 “(여기가) 민정수석실 부하 직원들하고 회의하는 장소도 아닌데, 왜 메모하는 자세를 취합니까. 자세 바르게 하시고 위원들 심문 내용에 성의 있게 답변 하세요”라고 지적하자 우 전 수석은 “유의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