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2.20 13:54:21
▲새누리당 비박계가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추대하고 전권을 주지 않으면 집단 탈당하겠다는 방침을 최후 통첩한 가운데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쥔 정우택 원내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원장 후보를) 오늘 결정하지 못한다는 전제 아래 이틀 아니면 사흘 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하고 비박계의 추가 탈당이 기정사실처럼 굳어지는 흐름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따라서 비박계 진영에서는 이제 탈당의 시점과 규모만 남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탈당 시점은 성탄절 이후일 것이라는 관측이며 조만간 판가름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첫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박계에서는 1차 탈당은 원내 교섭단체(20석)를 구성하는 규모로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어 2차 탈당으로 국민의당(38석)보다 큰 현역 40여명의 원내 제3당을 구성, 사실상 분당(分黨) 규모로 키우겠다는 두 차례에 걸친 단계적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한 비박계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오래전 탈당을 결심하고 준비해 온 의원이 있는 반면, 지역구 사정이나 당원 설득에 시간이 필요한 의원도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기류를 대변하고 있다.
관건은 비박계를 이끄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의 동반 탈당 여부로서,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이들 두 의원이 손을 잡을 때의 '상승효과'가 크다고 비박계 의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비박계 나경원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탈당의 모습이 아니라 결국 지금 남아 있는 새누리당은 ‘공당’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분당이 맞다”라며 “그러려면 원내 교섭단체 정도는 반드시 이룰 수 있어야 하고, 유승민 의원이 함께 탈당해야 한다”고 말해 김·유 의원이 각자의 길을 갈 경우 탈당의 폭발력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한 친박계 의원은 “영남권, 특히 보수 색채가 강한 대구·경북(TK)의 정서와 당원들의 반발로 인해 김 의원 혼자 탈당할 경우 ‘동반자’는 10명에도 못 미칠 것”이라며 “두 의원이 함께 탈당해도 실제 따라 나가는 의원으로 교섭단체 구성조차 어려우리라는 점을 알기 때문에 망설이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특히 지역구민이나 당원들이 탈당에 선뜻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는 데다, 지역 조직의 기반이 되는 지방자치단체장 및 자치의회 의원들의 의사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며, 비례대표 의원들의 경우 탈당하자니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의원직을 상실하고, 남자니 친박계 의원들의 등쌀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3선 이상은 ‘할 만큼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이제 막 정치 인생을 시작한 초·재선 후배들이 눈에 밟히는 건 사실”이라며 “비상시국위원회에 참여했던 의원 중에서도 이런 사정 때문에 고민하는 이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