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거리는 꽃결의 움직임. 그리고 꽃결을 움직이게 하는 바람이 피부에 닿는 감촉. 이 모든 것 안에서 발견한 자연의 움직임, 소리, 빛, 색 등 여러 풍경을 추상적인 방법으로 그리는 이진아 작가의 개인전 '시선의 기억'이 열린다.
작가는 꿈틀거리며 올라오는 미세한 먼지에 한눈을 팔거나, 창밖에 비치는 깜깜한 풍경을 보기도 한다. 어쩔 때는 빨갛게 물든 하늘을 보며 겹겹이 겹친 구름의 움직임에 시선을 둔다. 모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풍경들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풍경에 주목한다. 대신 마음은 활짝 열어 놓는다. 마음이 가는대로 그 이상을 그려나가는 게 그림을 그릴 때 그의 태도다.
작가는 "단순한 풍경, 형상이 아닌 그 순간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상태를 그림 속에 표현하고자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그의 시선이 따라가는 곳마다 남겨진 기억들이 화면 위에서 꿈틀대며 다시 살아난다. 전시는 갤러리그림손에서 12월 14~2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