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1.02 12:00:30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오전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신임 국무총리에 대구상고, 영남대를 졸업하고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냈으나 그후 친노에 줄곧 비판적 입장을 고수해온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내정했다고 발표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정 대변인은 이날 “현 상황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30일 대통령 비서실을 개편했고, 오늘 신임 국무총리에 참여정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내정했으며, 신임 경제부총리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국민안전처 장관에는 김 총리 내정자의 추천을 받아 참여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박승주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이사장을 내정했다.”고 일부 개각 내용을 발표 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에게 김 교수를 총리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과거 참여정부 당시 김 내정자가 교육부총리로 발탁되자 ‘논문 표절’을 이유로 14일 만에 낙마시킨 전력이 있어 자신들이 부적격자라고 비난했던 인물을 이번엔 ‘책임총리’ 적격자라고 추대하고 나선 셈이다.
또한 김 총리내정자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박지원 위원장 후임으로 비대위원장을 맡기려고 밀어붙이려고 했으나 강력한 당내 반발을 샀던 대표적 ‘친(親)안철수 인사’인 반면 참여정부 이후 친노임을 부인하면서 ‘반 문재인’ 측의 발언을 대변한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정가에서는 박 대통령의 이번 개각이 외형상으로는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을 기용해 야권과 대화를 하겠다는 모양새를 취하는 듯 하면서도, 실제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주류인 문재인계와 대립각을 세우며 안 전 대표쪽에 러브콜을 보내며 야권분열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총리내정자는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인 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에 대해서는 故노무현 전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잇따라 중책을 맡아 노 전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충실히 구현하면서 일각에서는 ‘왕의 남자’,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평가도 받았으며, 대표적인 ‘김병준표’ 정책으로는 종합부동산제, 양극화 해소를 포함한 동반성장 전략, 고용지원서비스 확대 등이 꼽히지만 부침도 적지 않았다.
김 총리 내정자는 부총리 시절 “헌법처럼 바꾸기 힘든 부동산 정책을 만들겠다”면서 부동산 정책에서 강경 태도를 유지하자 일각에서는 ‘좌파’라는 공격을 받았으며, ‘세금폭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으로 회자하면서 입길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2006년 7월 교육부총리로 임명된 뒤에는 당시 한나라당에서 논문 표절 의혹을 집중 제기하면서 13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도 있었으며, 이에 노 전 대통령이 같은 해 10월 김 후보자를 정책기획위원장으로 재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참여정부 이후에는 공공경영연구원, 사회디자인연구소 등의 이사장을 맡으며 정책 관련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지난 4·13 총선 이후 지난 5월 새누리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며 "권력을 잡는 문제에만 함몰돼 있다"고 쓴소리를 하고, 최근에는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한편 박 대통령은 신임 경제부총리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57ㆍ전남 보성)을 발탁했으며, 국민안전처 장관에는 김 총리 내정자의 추천을 받아 참여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박승주(64ㆍ전남 영광)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이사장을 내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