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9.30 08:32:19
경찰이 고 백남기 씨 부검을 위해 유족 측과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은 "(백남기 씨) 경찰이 부검을 요구하는 것은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9일 저녁 춘천MBC 공개홀에서 300여 명의 방청객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토크콘서트 이외수의 춘천행' 초대 손님으로 참석해 '고 백남기 씨에 대한 경찰의 부검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방청객의 쪽지 질문에 "도대체 왜 하자는 것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과거 검사 경험을 거론하며 "부검을 많이 해 봤다"면서 "가족이 범죄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 등의 이유를 들어 가족이 부검을 원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때, 또는 검사가 보기에 범죄행위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했을 때 부검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지난 28일 고 백남기 씨의 유족 측과 협상을 거쳐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부검영장을 발부했다.
박원순 시장은 "백남기 농민의 경우 가족이 절대 하지 말아달라는 것 아니냐"며 법원과 경찰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백남기 농민은 범죄에 의해서 희생된 것은 맞다"며 "경찰이 부검을 요구하는 것은 경찰 스스로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밝히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박 시장은 또 "법원이 (부검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에 대해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 이해가 안 간다"면서 "경찰이나 검찰도 국민의 주권,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정권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국민의 눈치를 보게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원순 시장은 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박 시장은 '소명으로의 정치'라는 책 제목을 거론하면서 "중요한 정치인의 한 사람"이라며 "이 시기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국민들의 부름이 무엇일까, 시대에 요청이 있는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말씀을 들어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자질로 통찰력과 추진력, 소통을 꼽았다.
박원순 시장은 대통령의 자질을 묻는 방청객의 질문에 통찰력, 추진력, 소통을 꼽고 "현재는 과거의 연장이고 현재를 잘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고 설명하고 "사람의 과거를 잘 살펴야 한다"며 자신의 경험에 자신감을 내보였다.
수도권규제를 완화하려는 정치권의 시도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은 "수도권 규제는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핵심적 기능"이라며 "서울시가 지방도시와 경쟁해서는 안 되고 상해나 동경, 파리 등과 경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수 작가는 토크콘서트가 끝난 뒤 즉석에서 물고기와 황소 그림을 그려 서울시에 기증하는 깜짝 이벤트를 연출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이 초대된 '이외수의 토크콘서트 춘천행'은 '아직도 서울로?'를 부제로, 춘천MBC와 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이 발행하는 주간지 '춘천사람들'의 공동 기획으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