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인문제가 사회적문제로 대두된지도 오래다. 특히 가정파괴로 이어지는 노인치매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알지 못한다 할정도로 심각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치매문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병으로 성남문화재단이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자 대한민국 정부가 정한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치매 환자 이야기를 다룬 연극 '밖은 지금 어두워요'를 다양한 연출기법을 동원해 무대에 올렸다.
19일 성남문화재단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무대에 오르는 이번 연극은 치매환자들이 해가 질 무렵이나 저녁이 되면 혼란과 초초함을 느끼며 밖으로 나가는 일몰증후군을 소재로 다뤘다"는 것이다.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연극이지만 별도의 대사 없이 애니메이션, 인형극, 라이브 퍼포먼스 등과 기발한 오브제를 통해 스토리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공연 중 노인이 짚는 지팡이와 모자는 실제 제작자의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것이고, 가면 역시 할아버지 얼굴을 본떠 만들었다.
공연을 제작한 서 호주 퍼스에 기반을 둔 공연단체 'The Last Hunt'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작품들로 호주 공연예술계를 리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에 강점을 보이며, 2013년 에딘버러 프린지, 2015년 대만 카오슝 페스티벌 초청 등 호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단체다.
성남문화재댠 관계자는 "이번 공연을 통해 치매환자들의 생각을 나누려거나, 많은 것에 영향을 미치는 병의 복잡함을 이해하는 척 하려는 것이 아니라 늙은 할아버지가 야생으로 나와 떠돌아다니게 된 이야기"라고 이해를 구하고 "야생이 바깥세상이거나 할아버지의 머릿속, 아니면 질환인지는 관객들이 생각하기 나름이다"라며 "슬픈 주제이지만 아름다움과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CNB=오익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