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8.12 17:58:44
강원도농업기술원은 12일 농산물가공 창업사업자 우수식품 품질인증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가공상품 인증확대로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소규모 농산물가공 창업사업장 경영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비자들은 안전한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바라고 있다. '농가에서부터 식탁까지(farm to table)'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인 셈이다.
이러한 소비자 요구를 적극 반영한 '강원도 농업경쟁력 강화방안' 기획연구보고서를 강원발전연구원이 발간했다.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농산업 플랫폼 강원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강원발전연구원 이영길 선임연구위원과 강종원·지경배 연구위원, 이병오·이종인 강원대학교 교수, 정연태 지역농업네트워크 강원지사장이 참여했다.
CNB뉴스는 '강원도 농업경쟁력 강화방안' 중 농식품 품질인증제와 관련해 총4회에 걸쳐 요약·보도한다. (CNB뉴스=유경석 기자)
글 싣는 순서
① 농식품 품질인증제
② '안전(安全), 안심(安心)' 소비자 관심
③ 농식품 안전정책
④ 정책 대안
농식품 정책은 공급뿐만 아니라 유통, 가격 정책과 안전 및 품질 정책, 식품영양과 식생활 전반으로 까지 넓어졌다.
농식품 소비자 정책은 '농식품 정책 가운데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여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정책'으로 정의 할 수 있다. 좁게는 '농식품 소비정책의 소비자 권리보호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정책'으로 규정할 수 있다.
소비자 정책 추진의 일차적인 근거는 사업자와 소비자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데 있다.
소비자는 소비생활에서 제한된 정보를 갖고 있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먹을거리에 대한 정보 비대칭성은 국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2009년 37%에서 2014년 29.5%까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의 알권리와 피해구제권리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 농식품 소비자 정책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농식품부가 2010년 이후 발표하는 농식품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소비자'다.
식품 안전 분야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2009년 4월30일 소비안전정책관실을 신설했다.
이는 세계 주요 식품국제기구들이 지향하는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의 통합된 안전관리에 따른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농식품 생산단계의 안전뿐만 아니라 식탁에서의 안심(安心)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농업 생산에 있어 수량(數量)을 우선시했던 초기 단계에서 품질(品質)에 주목하는 단계, 안전(安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단계를 넘어 안심(安心) 문제에 주목하는 선진국의 식품안전관리 변천사와도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소비자 정책으로는 위험 정보교류(Risk Communication), 표시·인증제도 개선, 소비자 참여 및 교육강화 3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농식품부가 밝힌 농식품 소비안전정책 선진화 3대 기본원칙은 ① 범위(Capacity) ② 제도(Tool) ③ 체계(Governance)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농식품 소비안전정책의 외연을 확대하면서 소비자 시각에서 식품안전시스템을 개편하고 소비자 참여형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민관협력체계 구축은 그동안 추진된 소비자와의 소통이 언론, 전문가 그룹, 식품 업계 등으로 한정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다.
농식품 소비안전주요정책의 비전은 '안전한 먹을거리, 안심하는 국민'이다.
선진 국가 수준의 과학적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소비자 중심의 식품안전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6대 전략과제를 도출했다.
△농식품 사전예방 관리체계 강화 △생산, 유통단계 안전 관리망 구축 △수입 농식품 안전관리 강화 △소비자와의 참여 및 소통강화 △과학적 위험평가 기능 강화 △식품안전 추진체계 강화 등이다.
이 중 소비자와 참여 및 소통강화 전략은 농식품 안전 6자 협력체계(소비자·생산자·전문가·식품업계·언론·정부)를 구축하고 인증제를 통합하기 위해 농식품 인증관리원을 설립하며 농식품 영양서비스 종합체계를 구축하는 안을 포함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2014년 3월27일 발표한 新 식품정책 추진계획에서도 소비자 중심의 정책흐름을 볼 수 있다.
'농식품부, 소비자 관점에서 식품 정책 새로 쓴다'는 타이틀로 발표된 이 정책은 △국민 식생활 및 영양 개선 △농식품 품질관리 강화 △농식품 안전관리 기반구축 △국산 농산물 수요 확대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외식산업 선진화, 한식의 진흥 등 6개 전략을 갖고 있다.
또 2014년 4월에는 농식품 소비자 교육을 소비자가 담당하는 농사랑 알리미 양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농사랑 알리미가 지역의 소비자 교육을 전담하게 하면서 소비정책의 방향, 친환경 농산물 신뢰회복, GAP 농산물 바로알기 등을 알린다는 내용이다.
농식품부가 2015년 2월 '소비자를 움직여야 농업, 농촌이 산다'는 타이틀로 발표한 2015년도 농식품 소비자정책 추진계획 마련에서도 소비자 관점이 반영되는 농식품 정책의 맥락을 확인 할 수 있다.
강원도의 식품안전정책과 관련된 취약점 중 하나는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이 사실상 미미하다는 점이다.
소비자를 농식품 안전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이들과 교류하는 것은 중앙정부보다 지자체가 더 역할이 중요하고, 유리한 입지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도는 이 같은 움직임이 미흡한 현실이다.
강원도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에 따르면 이른바 소비자와의 접촉점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농산물 판촉전, 푸드 박람회를 통한 홍보 등 주로 마케팅 행사들이 주를 이룬다.
농식품 소비정보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2018년까지 6억원을 투입해 바른 식생활 교육(국비 70%, 도비 30%), 소비자단체협력(국비 50%, 도비 50%)을 한다는 내용 정도가 있다.
도지사 품질보증제와 관련된 정보공개, 공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산물 품질인증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농산물품질관리원도 생산자에게 품질인증을 확대하기 위한 교육은 꾸준히 실시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이를 교육, 홍보하는 것은 취약하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은 농식품 정책에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는 부서와 인력이 있다.
미국 농무부(USDA)와 일본 농림수산성은 전반적인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국(OC)과 대신관방 총무과에서 시행하고 있다.
미국, 일본의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매스 미디어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정보전달, 의견교환에 멈추지 않고 높은 수준의 정보공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의견교환까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도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정책에 대한 소비자 참여도를 높이는 추세에서 강원도는 식품안전 등에 대한 소비자 정책 참여 채널도 부재한 현실이다.
강원도를 비롯한 지자체의 경우 소비자 행정은 경제진흥국과 같은 경제부서가, 식생활 교육행정은 농축산식품국이 맡는 경향이 있다.
또 강원도농업기술원이 전통식문화계승사업의 일환으로 식생활교육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식품 소비자 교육은 분산돼서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농가가 안전인증제도에 참여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장, 소비자들 사이에서 안전인증제도의 취지와 목적, 장점이 충분히 알려져야 한다.
농가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을 투입해 인증제도를 받았음에도 정작 시장에서 몰라준다면 비용 대비 효과가 낮아 제도 참여 의지, 효용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친환경 인증과 HACCP의 경우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반면 GAP의 경우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월등히 낮아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농산물 인증제도가 분산돼 있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 대한 홍보는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대중매체를 활용한 광고도 있을 수 있지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