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기억이 마치 퍼즐처럼 뒤엉킨 화면을 통해 재구성된다.
서울 인사동의 갤러리그림손이 유년시절 기억을 재구성해 재료적 본질성을 중점으로 작업하는 정형준 작가의 개인전 '섬 소년… 뭍에서 섬을 그리다'를 8월 3~16일 연다.
작가는 흙을 사용해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흙 놀이' 시리즈 연작 중 '섬 소년'을 주제로 제작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아름다운 자연의 섬 제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제주 산자락과 바다의 자연 경관, 현무암 조각들을 쌓아 아버지가 직접 지은 초가집 생활 등 작가의 유년시절 제주에서의 기억들은 모두 작품을 형성시키는 근간이 된다.
작품의 흙 조각들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알 수 없는 기하학적 조각들 사이에 사람, 동물, 자동차, 돌담, 파도, 나무 등이 보인다. 어린아이의 장난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일그러지고 부숴지고 덧붙인 모양으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갤러리그림손 측은 "섬 소년이 고향을 떠나 예술가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중 겪었던 좌절감, 그리고 커져가는 불안을 작가는 독창적인 조형형식으로 표현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스럽게 작가에게 채득된 고향의 풍경과, 뭍으로 나와 지내며 작가가 느꼈던 향수의 감성을 함께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