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은 외국으로 휴가를 즐기러 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지난 주말, 출국장에 길게 늘어선 여행객들. (사진=손강훈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행렬도 길어지고 있다. 불경기에 휴가비도 줄었지만 인천국제공항은 인산인해다. CNB가 지난 주말, 설렘이 가득한 인천공항을 찾았다. (CNB=손강훈 기자)
불경기 탓에 인기지역 ‘동남아’ 부상
일감 없어 휴가 팍팍 ‘불황의 역설’
국내서 바가지 쓰느니 차라리 해외로
▲여객터미널 1층에서 열린 오케스트라 공연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공연은 1년 내내 진행된다. (사진=손강훈 기자)
공항 여객터미널에 들어서니 오케스트라 선율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문화와 하늘을 잇다’ 공연이다. 인천공항은 1년 내내 여객터미널 1층 밀레니엄 홀이나 3층 면세지역 중앙무대에서 국악, 클래식 등 문화공연을 제공하고 있다.
좀 더 들어가니 탑승수속 및 수하물 탁송을 위해 사람들이 긴 줄을 서고 있었다. 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의 환전소,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휴대전화 로밍 신청 등에도 여행객들이 붐볐다.
식당가도 마찬가지였다. 허기를 채우거나 커피 등을 마시며 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특히 각 식당 입구, 여행객의 캐리어가 모여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여행을 떠나기전 로밍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사진=손강훈 기자)
▲인천공항의 식당 입구에는 이렇게 여행객들의 캐리어가 모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진=손강훈 기자)
올해는 여름휴가가 작년보다 길어지면서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직장인이 더욱 늘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전국 5인 이상 529개 기업들의 여름휴가는 평균 4.4일로 지난해보다 0.3일 늘어났다.
수화물 탁송을 기다리던 경기도 용인시의 김성국(33) 씨는 CNB에 “(태국) 푸켓으로 가족여행을 떠난다”며 “그동안 휴가가 그리 길지 않아 해외여행을 망설였는데 올해 휴가가 늘어 외국에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휴가철 교통체증, 바가지 요금을 피해 국내를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노원구의 이수민(30·여)씨는 “작년엔 휴가를 국내로 갔었는데 교통정체와 바가지 요금으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비행기 값을 포함해도 동남아에서 더 저렴하게 휴가를 보낼 수 있어 베트남으로 떠난다”고 말했다.
▲수화물 탁송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손강훈 기자)
실제 미국, 유럽 등 지역보다는 동남아, 일본, 중국 등을 휴가지로 많이 선택했다.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여행 휴가지로 동남아 지역을 계획하는 직장인들이 39.1%로 가장 많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2일 CNB와의 통화에서 “짧은 거리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 덕분에 동남아, 일본, 중국으로 여름 휴가를 많이 떠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 이용자들은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누적 여행객이 개항 15년 만에 5억명을 돌파했다. 또한 일일 여행객수는 지난달 29일 18만9734명, 30일 19만3420명, 31일 20만1079명으로 연일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내 비행기는 언제" 한 여행객이 전광판을 바라고 있다. (사진=손강훈 기자)
덩달아 항공사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CNB에 “휴가기간이라 좌석점유율이 높은 상황이다. 한참 바쁜 성수기”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총 8만4936명이 먹을 수 있는 기내식을 생산했는데 이는 1969년 기내식 생산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올 7월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며 “이번 달도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도 즐겁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 7월과 8월 고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3.3%, 16.5%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CNB=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