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작가 문승현이 자신이 바라본 오후 풍경을 서울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에서 6월 15~21일 펼친다.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오후다. "내 작업은 한적한 계곡의 어느 오후 즈음의 풍경을 조용히 그려내고 있다"고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설명한다. 그림엔 맑은 물 속 자갈들과 그 사이를 유영하는 작은 물고기들이 보여 한가로운 오후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한가로운 풍경과 달리 작업 과정은 매우 역동적이다. 작가는 바닥에 캔버스를 깔고 별도의 스케치 없이 밑 바탕색을 칠한다.
그 위에 물감을 뿌리고 붓질하는 과정을 수십 차례 반복한다. 물감이 번지고 마르며 생기는 즉흥적이고 우연한 흔적들과, 안료의 소밀을 조율해가며 화면 전체를 채우고 쌓아간다. 그 후 물감이 마무리된 그림 표면에 스크래치를 내 그림 흔적의 질감과 실루엣, 작가의 사인을 표면에 새긴다.
갤러리그림손 측은 "작가의 수채화의 물가에서 오후 한때를 즐기는 주제라든지, 유영하는 물고기들의 실루엣의 무심한 붓놀림은 동양화를 떠올리게 한다. 또 서양물감의 물성과 채색 방식을 분명히 드러낸다. 서양화와 동양화, 현대와 전통 사이의 경계에 있는 듯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의 오후와의 만남이 열정을 품은 오후, 진정 힘 있는 풍경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