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6.08 10:03:16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다음 주 중 네팔을 방문해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위로하며 한국인들이 지원하고 있는 네팔 현지 학교를 방문해 1일 교사를 자처, 오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격려한 뒤 히말라야 트레킹 등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의 한 측근은 8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는 오래 전부터 이 학교를 지원해온 한국인 후원자들로부터 방문 및 지원 요청을 받았으나 총선 등으로 시간을 내지 못하다 이번 기회에 방문하게 됐다"며 "문 전 대표가 어린 시절 가난에 대한 기억과 함께, 힘들게 공부하는 제3세계 어린이, 청소년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고 싶다는 개인적 희망에 따라 초청에 응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측근은 “문 전 대표는 해당 학교 학생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 지원을 약속할 계획이며, 체류 기간은 대략 2주 정도 일정으로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면서 차분하게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진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이번 히말라야 트레킹은 19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평당원’으로 돌아간 뒤 소록도와 광주, 경북 안동, 충북 청주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정중동 행보'를 이어오다 본격적인 차기 대선 행보에 앞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며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네팔 방문 기간 중 예정된 일정 외에는 ‘성찰과 침잠(沈潛), 묵상의 시간’을 갖는 순례길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문 전 대표측이 밝혔다. 문 전 대표측은 "순례길은 히말라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번 히말라야 등반은 12년여만의 일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04년 2월말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후 히말라야로 트레킹을 떠났다가 현지 영자신문을 통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소식을 접하고 도중에 급거 귀국한 바 있으며, 또한 2014년 초에는 뉴질랜드에서 ‘오지 트레킹’을 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네팔행은 오는 8월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 등 당내 현안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당분간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는 차원도 있어 보인다.
또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최근 대선 출마 시사와 맞물린 정계개편설 등 요동치는 국내 정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뚜벅뚜벅 자기 페이스대로 가겠다는 뜻이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야권에서 나왔다.
문 전 대표는 네팔에서 돌아온 뒤 올 하반기 미국, 그리고 중국이나 독일 등을 방문해 저변을 넓히는 계획도 주변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