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완주(왼쪽부터)·새누리당 김도읍·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6일 오후 2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타결 가능성 희박하다는 전망에 우세하다.(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여야 3당 간 의견 접근은커녕 첫 관문인 전반기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가져갈지 조차 정하지 못하는 등 협상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법정 기한을 넘길 게 유력해 대한민국의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이 스스로 법을 어기는 모순을 이번에도 재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회 원구성은 국회 임기 개시 이후 7일 이내에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하도록 한 규정이 14대 국회 때인 지난 1994년 6월 국회법 개정을 통해 처음 도입된 이래 이후 단 한 차례도 이를 준수한 적이 없다.

20대 국회의 첫 임시회 역시 원 구성 법정 기한과 같은 날인 7일 소집될 예정이지만 국회의장단, 상임위원장, 상임위원도 없는 '유령 국회'가 될 가능성이 커져 유권자들이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담아 20대 국회를 여소야대(與小野大)와 3당 체제라는 새로운 구도로 만들어줬지만, 역시 과거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초장부터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주요 3당은 이처럼 원 구성 시한을 준수하지 못하는 '불법 사태'가 예상되자, 이에 따른 국민들의 비판여론이 심해 협상에 주력하는 대신 미리 상대에 책임을 떠넘길 구실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까지 닷새간 중단됐던 여야 3당 간 직접 협상은 이날 원내 수석부대표들의 오찬 회동을 통해 재개될 예정이지만, 향후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알짜 위원장직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타결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국회의장을 배출하고 국정에 필수적인 운영·법사·기획재정·예산결산특별위·정보위 등을 사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더민주는 원내 1당으로서 19대 국회까지 새누리당 몫이었던 국회의장, 운영위원장, 정무위원장을 가져가겠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제3당인 국민의당은 기존의 여야가 분점했던 기재·교육문화체육관광·보건복지·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위원장 중 2개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는 등 여야 3당의 협상이 주체 간 신뢰 상실과 정치력 부재를 드러내면서 이번 20대 국회의 원 구성 협상은 역대 가장 늦게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따라서 현행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평균 51일가량(임기개시 기준) 걸렸던 원 구성은 이번엔 두 달을 훌쩍 넘겨 8월 말에야 완료될 것이란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