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농약사이다 사건 피고인 박 할머니가 19일 법원에 들어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억울함을 호소했던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 피고인 박모(83)할머니에게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박 할머니는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농약을 넣지 않았다. 너무너무 억울하다’고 말했지만 판결은 변하지 않았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이범균 부장판사)는 19일 대구법원 11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변호인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관련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 수 있다는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다른 가능성 대부분은 일반인 상식과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과학적으로 밝혀진 객관적 사실에도 반한다”며 “이 사건에는 범인이 피고인임을 가르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농약 중독으로 고통스러워하던 피해자들 구호조치를 충분히 할 수 있었고 범행 현장에 피고인 외에 달리 구호조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이 83세 고령임에도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유와 관련 “범행 결과 중대성,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입은 고통, 공동체 붕괴, 피고인이 범행을 한사코 부인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점, 원심에서 배심원들의 일치된 의견을 받아들여 무기징역을 선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책임에 상응하는 적절한 형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 할머니는 지난해 7월14일 경북 상주리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몰래 농약을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중태에 빠뜨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국민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7명 만장일치 유죄 판결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말았다.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박 할머니 가족 등과 상의해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한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