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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OA 설현-지민, 논란 속 눈물의 컴백…모르는 건 죄가 아니지만

장난스런 태도와 자극적인 편집 방향 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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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6.05.17 10:24:12

▲설현(왼쪽)과 지민이 16일 열린 AOA 컴백 쇼케이스 무대에서 최근 불거진 역사의식 논란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사진=연합뉴스)

AOA가 논란 속 눈물의 컴백을 했다.


AOA는 16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신곡 '굿 럭(GOOD LUCK)'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컴백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팬들을 만나 기뻐야 할 자리에서 설현과 지민을 비롯한 AOA 멤버들은 눈물을 흘렸다.


최근 설현과 지민은 한 방송에서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지민은 김두한의 일본식 발음인 '긴또깡'이라고 말했고, 설현은 핸드폰 검색을 통해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언급했다. 이 내용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고, 네티즌들은 항의와 함께 설현의 한국 홍보대사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설현과 지민의 발언을 두고 많은 의견이 오갔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배우면 된다"고 앞으로의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고, "대중 앞에 서는 입장에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한 것이 아쉽다"부터 "제작진의 자극적인 편집 방향도 문제"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렇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무한도전'은 아예 지식이 부족한 출연자들을 '뇌가 순수한 사람'이라고 해서 '뇌순남-뇌순녀' 특집을 선보이기도 했다. 출연자들은 오답을 남발했지만 대중은 이를 욕하기보다 재미있어 했고, 방송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유독 이야기가 민감해지는 부분이 정치와 역사다. 걸그룹 시크릿 멤버 전효성은 2013년 '민주화'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부정적인 뜻으로서의 "민주화"를 사용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았다. 시청자들은 당시 방송 예정이었던 '무한도전'의 역사 강의 특집에서 전효성을 통편집 해달라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역사의식이 부족한 출연자를 출연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었다.


김종민은 평소엔 '뇌순남'의 대표 주자로서 놀림거리가 되곤 한다. 그런데 설현, 지민의 논란 속에 그가 재조명 받는 부분도 역사다. 3월 방송된 '1박 2일' 하얼빈 특집에서 김종민은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역사적 지식에 해박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개념 지식인"이라며 그를 다시 재평가하기도 했다. 지식이 짧은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민족의 뿌리, 즉 역사를 잊을 때, 바로 알지 못할 때 대중은 거센 비판을 한다.


▲문제가 된 방송 장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내놓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긴또깡' 등의 발언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사진=온스타일 '채널 AOA' 방송 화면 캡처)

논란을 더 키운 데는 설현, 지민의 태도 그리고 제작진의 편집 방식도 자리한다. 실상 역사 지식이 짧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 부분만 가지고 대중이 거세게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모르면 반성하고 앞으로 제대로 알기 위해 배우려는 노력을 하면 된다. '무한도전'에서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돌 스타들을 모아 퀴즈를 진행하는 특집을 했을 때도 오답을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더 열심히 배우고 제대로 역사를 알려는 모습이 부각됐고 대중 또한 이런 모습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설현과 지민의 장난스러운 태도가 부각됐다. 지민은 "긴또깡"이라는 발언 이후에 "이런 거에 무지하다"며 쾌활하게 말했다. 설현 또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발언에 대해 잘못됐다거나 부끄러운 반응보다는 가볍게 넘기는 모습이 주로 보였다. 이 부분이 문제다. 대중은 무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넘어갈 수 있지만, 장난스러운 태도에 분노했다.


연예인에게 뭐든 제대로 정답을 말하는 척척박사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대중 앞에서 대중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입장에서 기본 소양을 갖추는 것은 필수지만, 모든 것을 제대로 알긴 힘들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청춘을 포기하고 연습하는 제작사 시스템 안에서 제대로 공부하기 힘든 환경도 있다. 또 역사가 아닌 국영수를 중요시 하는 학업 시스템까지 이야기가 들어가면 더 이야기가 방대해진다. "너희만 잘못했다"고 몰아붙일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무지를 보였을 때 적어도 태도에 신중을 기하는 태도는 필요했다. 장난스러운 태도는 마치 그들이 역사 자체를 장난스럽게 대하는 것처럼 비춰졌다.


제작진도 이런 태도를 부각시키는 편집으로 논란을 더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촬영 이후 설현과 지민이 논란이 될 것을 예감했는지 제작사 측에 편집을 요구했지만, 제작진은 오히려 이를 부각시켜 전파를 타게 했다. 시청률을 노린 자극적인 노림수였는지, 아니면 문제가 될 것이란 인식 자체가 없었는지, 어느 쪽이든 제작진의 태도 또한 아쉬울 따름이다.


아직도 설현과 지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설현과 지민은 눈물을 흘렸다. 진정성 있는 태도를 일찍이 먼저 보여줘야 하지 않았을까. 그들의 반성의 눈물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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