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5.02 22:55:06
상지대학교가 학교에 비판적인 활동을 한 노동조합 간부를 전보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전국대학노동조합 상지대학교지부가 학교법인 상지학원 산하 상지대학교를 상대로 낸 부당전보, 불이익 취급,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다.
상지대는 이에 따라 전보 처분한 노조 간부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판정 사실을 학교 인트라넷 열린광장 게시판에 게시하게 됐다.
앞서 상지대는 지난해 12월 초 조합원 징계철회, 대학구조개혁평가 부실대학 결과 책임자처벌,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피켓시위 등을 주도한 전국대학노동조합 상지대지부 홍보부장 송 모씨를 대관령목장으로 전보했다.
대관령 목장은 송 모씨의 주거지에서 110㎞가 떨어져 출퇴근에만 3시간이 소요되고, 업무 역시 소방, 전기와는 관련 없는 청소, 잡풀제거, 제설작업이 주어졌다.
이와 함께 오전 9시 10분에 일일업무계획을 시간단위로 수기로 작성해 팩스로 보고토록 하고, 오후 6시 역시 일일업무성과를 수기로 작성해 팩스로 보고토록 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상지대지부는 이에 따라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전보, 불이익 취급,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구제신청을 냈고, 부당노동행위라는 판정을 받았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생활상 불이익은 근로자가 통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현저히 초과하고, 근로자와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또 출퇴근이 어려운 동절기임에도 전례가 없는 일일 업무 추진 계획과 실적을 특정 시간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불이익취급을 하려는 의사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김문기 전 총장이 근로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으로 판정했다.
총장 부임 이후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복수노조 신설과 근로자 부당 전보로 실질적인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실현된 것으로 본 것이다.
한편 전국대학노동조합 상지대학교지부는 향후 조합원 부당전보뿐만 아니라 교섭의 해태·지연과 기존 부장, 과장 조합원을 무보직으로 인사발령한 사항, 단체협약 미이행 등 부당노동행위의 구제 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