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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민영화 가시밭길’ 비단길로 바꿀까

해외 세일즈 광폭 행보, 주가는 올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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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6.04.27 12:03:26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5월 중순 미국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8000원~9000원선을 맴돌던 우리은행 주가는 현재 1만원대로 올라섰다. (사진=CNB포토뱅크)

좀체 오르지 않던 우리은행 주가가 최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월 이광구 은행장은 직접 나선 해외 세일즈가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행장이 내달 2차로 미국에 나가 현지 투자자들을 만나고 올 예정. 주가 부양으로 우리은행이 최대 숙원인 민영화에 한발 다가서게 될지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

이광구 행장, 글로벌 세일즈 행보 
외국인 매수세 증가, 주가 ‘고고씽’ 
오른 몸값, 매수자에겐 되레 부담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해외 세일즈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CNB에 “이광구 은행장이 내달 중순경 미국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행장은 1차로 지난 2월 16일~26일까지 9박 11일간 유럽 등지에서 해외 연기금 등 31개 투자자들을 일대일 방식으로 접촉해 IR을 연 바 있다. 민영화를 추진 중인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를 널리 알려 장·단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 저평가된 주가 부양 및 잠재적 인수후보군도 발굴하는 등 실마리를 찾아보기 위함이다. 

성과는 어떨까. 일단 해외 IR 전과 후를 비교하면 수치상으로 효과는 드러나고 있다.
 
1차 IR 기간에는 외국인이 약 360만주를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같은 흐름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외국인 지분율은 2월 1일 기준 20.91%에서 3월 7일 21.98%, 4월 4일 22.87%, 4월 25일에는 23.53%로 증가했다.

이런 탓에 주가도 뛰고 있다. 올해 1월 20일 8230원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4월 26일 현재 1만650원까지 치솟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차 IR 이후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지 않고 매일 50만주·60만주씩 계속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붙든 것은 우리은행의 실적이 밑바탕 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시장의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443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52.4%, 전분기대비 102.4% 증가한 것.

우리은행 관계자는 “실적이 더 나아졌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더욱 자신 있게 기업설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해운업 등 관련 구조조정 예상기업에 대한 이슈가 있긴 하지만 추가 충당금 부담이 크지 않고 영업이익이 꾸준히 향상되는 등 앞으로도 호전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영화 재시동…경기악화 걸림돌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이 행장이 외국에서 기업설명회를 하면서까지 주가 부양에 목을 메는 이유는 민영화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최대 주주는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다. 2001년 3월 예보는 당시 우리금융지주에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해 지분 100%를 취득, 이후 지분 매각·배당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일부 회수해 현재 약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그동안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키 위해 4차례에 걸쳐 우리은행 매각을 꾀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지난해 7월에 금융당국에서는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 방향’을 발표, 5번째 도전에 나섰다. 기존 경영권 지분매각에 더해 지분을 쪼개서 파는 과점주주 방식을 병행 추진키로 한 것. 

중동 지역 국부펀드가 관심을 보였지만 산유국들의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발을 뺀 모양새로 알려졌고 현재까지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민영화의 최대 걸림돌은 주식 가격이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선 주당 1만2800원은 돼야 한다. 따라서 주가 오름세가 유지된다면 민영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증권가에서는 주가와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이 포착된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은행의 2016년 순이익은 1조2220억원으로 15.4% 증가할 것”이라고 했고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우리은행의 실적 안정성은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NH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을 포함하면 우리은행의 목표주가는 1만2000원~1만5000원으로 설정됐다.

우리은행 측은 주가가 1만1000원대에 올라서게 되면 민영화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주가가 안 올라 매각 일정을 잡지 못했고 공고가 안 나니깐 오히려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했다”며 “하지만 실적이 받쳐주고 외인 매수세가 들어오며 주가가 오르고 있는 등 선순환 구조로 토대가 잡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일시적인 것인지 장기적으로 이어나갈 것인지는 이 행장의 두 번째 해외 IR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주가가 오르더라도 우리은행을 사들이겠다는 투자자가 선뜻 나올진 의문이다. 매수자 입장에서 보면 오른 주가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소수의 주요 주주가 이사회를 통해 각자 경영에 참여하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경영권 메리트가 사라지게 된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오버행(대기대량물량) 우려 등을 감안해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의견은 홀드를 유지한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이 주가를 끌어 올려 민영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매각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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