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직무대리 정병훈) 인문대학 한문학과 장원철 교수가 시라카와 시즈카가 쓴 '공자전'(孔子傳)(펄북스, 400쪽, 1만 6000원)을 번역 출간했다. 번역 작업에는 장원철 교수의 제자인 한문학과 정영실 박사가 함께했다.
이 책은 '한중일을 통틀어 최고의 한자학 권위자인 시라카와 시즈카가 공자에 대해 쓴 가장 신선하면서도 깊이 있고 성의 있는 평전' 으로 평가받는다. 저자는 공자의 생김새와 출생지의 지명과 관습, 성장과정, 무축(巫祝) 사회에 대한 배경 지식 등을 찾아내어 모두 담았다.
공자가 추구했던 이상이나 그를 따르던 이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갔는지, 그것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공자는 무녀에게서 난 사생아' 라는 다소 충격적인 주장을 펼치며, 그의 이러한 출생 배경이 그가 체계화한 유가사상의 바탕이 됐음을 논리적 근거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당시의 '무(巫) 집단' 은 고대 농경사회에서 성직자와 제사자 그리고 지식인의 역할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자는 동양의 질서 속에서 막강한 권위를 자랑하고 있는 '인ㆍ의ㆍ예' 사상을 창시한 사람이지만, 당대 위정자의 시각에는 반체제를 선동하고 다닌 위험인물일 뿐이었다.
철저한 이상주의자이던 공자는 그 덕택에 숱한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반체제 인사의 우두머리에서 마침내 성인이 되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공자에 대한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그러한 공자의 일생과 그가 제창한 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도 살펴보게 한다.
장원철 교수는 "지금 왜 다시 공자인가? 유교사상은 왜 재평가되고 있는가? 지금 우리 시대는 과연 공자가 살았던 시대보다 진보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지금 중국은 공자를 다시 받아들이고 있으며 중국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자와 유교사상이 경제적 발전의 원동력과 사회 통합의 유효한 이념으로 재평가되면서, 미래의 중국을 지탱해줄 새로운 이념으로까지 제창ㆍ옹호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다시 공자와 유교사상이 재평가되는 이유, 그리고 공자의 사상이 오늘날 시사하는 바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장원철 교수는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고려대학교에서 한문학으로 석사ㆍ박사 과정을 마쳤다. 일본 도쿄대학과 간사이대학의 외국인연구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편역서로 '논어고의', '노자와 도교' , '임진왜란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우아함의 탄생', '중국출판문화사' 등이 있다.
함께 번역 작업을 한 정영실 강사는 경상대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간사이 대학에서 조선통신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상대 한문학과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조선통신사와 일본 지식인의 상호 인식 연구', '조선 후기 지식인이 본 아메노모리 호슈' 등이 있다.
한편 장원철 교수와 정영실 박사가 번역한 '공자전' 은 진주지역의 출판사인 '펄북스' (대표 여태훈)에서 펴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펄북스는 진주지역에서 30년 동안 운영돼 온 서점 <진주문고>의 출판브랜드로서, '출판이 상업화ㆍ대형화하면서 온갖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세상' 에서 '거대자본이 외면하는 작은 자리를 주목하고 결기 있는 글들의 가치를 지키고 일구는 출판사' 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맑고 올곧은 글쟁이들의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는 것이다.
펄북스는 지난해에 '중독자', '운주사' 와 같은 시집과 번역서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 를 펴냈고 올해는 '유등, 남강에 흐르는 빛', '백년부부' 등을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