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4.15 08:43:31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4일 오전 춘천베이스호텔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당선자 화합교례회 및 공약실천 다짐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평가하고 "누구든지 오만하면 바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문순 도지사는 이날 7분 30초에 이르는,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축사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총선 당선자에 대한 바람과 함께, 스스로 총선을 평가하고 그 의미를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점은 이례적이다.
최 지사는 이날 "20대 국회의 국회의원으로 자랑스러운 8명의 당선자에게 도민을 대신해 감사와 축하를 드린다"고 운을 떼 뒤 총선에 대한 평가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가장 큰 성과로 다선 의원의 탄생을 꼽았다. 강릉 선거구 권성동 당선자와 철원·홍천·화천·양구·인제 선거구 황영철 당선자가 3선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원주 을 선거구 송기헌 당선자의 승리를 두 번째 의미있는 결과로 평가했다. 국회 내 야당의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몫'으로 비례대표 14번에 배정됐으나 정당투표율 부족으로 국회 입성이 좌절된 심기준 도당위원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심기준 도당위원장은 내년 연말쯤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입성이 예상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대선 전 비례대표 국회의원 직을 내려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문순 도지사는 "그간 야당 국회의원을 가장 염원한 사람은 바로 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는 정당이 같아서가 아니라 원내에 있으면서 (법률이나 정책, 예산 등)흐름을 아는 것과 원외에 있는 것은 천지차이"라며 국회 대응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와 여당이 법안이나 정책, 예산을 발의할 경우 야당은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막아서게 되고 결국 도 차원의 입장을 전달할 창구가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레고랜드 문화재 발굴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서울~속초간 동서고속철도 등 현안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최 지사는 "그간 혼자 다니면서 야당을 설득했지만 같은 당이라도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야속할 때도 적지 않았다"면서 "송기헌 당선자가 야당의 교두보가 돼 도내 전체 야당을 대표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축사의 마지막은 개인적인 정치적 평가로 갈무리했다.
특히 '심판', '오만함' 등 다소 거친 단어들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최문순 지사는 "이번 선거는 명백히 경제 투표다. 여야를 불문하고 경제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고 평가하고 "누구든지 오만하면 바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고, 상대편의 실패에 의해서 반사이익을 올리려고 하면 여당이건 야당이건 바로 심판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현재 서민들은 소비생산인구수출 절벽에 대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진행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당에 대해서는 전국에서 심판을 했고, 야당에 대해서는 뿌리를 근본적으로 흔들며 경악할 만한 심판을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 진행되는 경제상황은 구조적이고 장기적"이라며 "너나 할 것 없이 힘을 합해서 강원도의 발전과 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해 달라"는 당부로 긴 축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강원도내 8명 당선자는 14일 오전 춘천베어스관광호텔에서 당선자교례회를 갖고 화합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과 최동용 춘천시장, 원창묵 원주시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