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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재계 휩쓰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루머, 왜 계속 나오나

포스코·한화·SK 이어 삼성중공업…모두 ‘손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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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6.04.15 10:28:26

▲트레이드윈즈는 최근 한국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삼성중공업이 합병하는 방식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인수설이 또 나왔다. 이번엔 삼성중공업이다. 앞서 포스코·한화·SK가 대우조선을 사들일 것이라는 소문이 등장했다가 해프닝으로 끝났는데 이번에 또 근거를 알 수 없는 루머가 등장한 것. 당사자인 삼성중공업 측은 강력하게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왜 자꾸 ‘소설 같은 얘기’가 시장에 흘러나오는 걸까? (CNB=이성호 기자)

인수설 또 등장…이번엔 삼성중공업
한화·SK 등 인수설 휘말려 주가 폭락  
삼성 측 “사실무근…소설 같은 얘기”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의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의 진원지는 외신이다. 

조선·해양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winds)는 지난 8일 “한국 정부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을 삼성중공업이 합병하는 방식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 조선소 야드가 거제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사업을 서로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주식승계에 따른 세제 지원을 보장받기 위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그룹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산업은행)의 골칫덩이인 대우조선을 떠안아주는 대신, 세무당국이 지분승계에 태클을 걸지 않는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 같은 외신보도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삼성중공업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CNB에 “기사는 사실무근이며, 대우조선의 인수는 내부에서 언급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000에서 대우조선을 인수한다”라는 ‘카더라(불확실한)’ 합병설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포스코는 대우조선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자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화와 SK는 인수설에 휘말려 주가가 폭락하는 피해까지 봤다.

한화의 경우,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대우조선을 사들이려한다는 얘기가 고조된 지난해 7월 28일 주가는 4만4250원으로 전날대비 5.45% 하락했고, 시총은 이날 하루만에 1900억원이나 증발됐다. 

한화는 과거 대우조선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어, 지난해 인수설이 나오자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결국 루머로 끝났다.

한화는 지난 2008년 대우조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 6조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우조선 노조의 실사 저지 및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일이 꼬이게 됐다. 

분할납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매각대금 지불 기한을 넘기면서 2009년 초 매각절차가 중단됐다. 한화는 이때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돌려달라며 대우조선의 최대주주(49.7% 지분 보유)인 산업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상황이다.

SK도 지난해 11월 3일 대우조선을 매입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전날대비 5.58%(1만5000원) 급락한 25만40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SK는 당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대우조선 인수 추진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공식 부인했다. 대우조선 측도 “SK에 대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최대주주 또한 SK으로의 지분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당시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도 “대우조선을 매각하겠다는 원칙은 맞지만 당장은 정상화가 중요하다”며 SK로의 매각설을 부인했다.

발등 불 떨어진 산업은행이 진원지? 

▲(사진=KDB산업은행)

이처럼 과거에 대우조선을 품에 안을 유력 후보로 거론된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다름 아닌 대우조선의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의 적자규모를 살펴보면 2013년 7784억원, 2014년 7429억원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16개사 중 가장 많은 2조93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부실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마다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이다. 반대로 인수설이 나올 때 마다 대우조선의 주가는 오름세였다. 

기업들이 극구 부인하고 있음에도 대우조선 인수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이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사정이 다급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기업은행·산업은행 역할 강화 방안’에 따라 산업은행은 오는 2018년까지 3년 이내에 보유 중인 비금융회사의 지분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설립 초기에 지분의 40% 넘게 출자한데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무려 7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조선 분야의 발주물량이 크게 줄어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더 이상의 공적자금 투입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산업은행이 물밑 매각에 나섰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조선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의 덩치가 커 인수대상 후보가 국내 대기업으로 좁혀지면서 정부의 입김 및 사전교감 등이 작용하면서 ‘카더라 통신’이 계속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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