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4.11 15:56:01
4.13 국회의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정당은 물론 후보자 간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정당 또는 각 선거구별 후보자 공약은 각 가정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원지역 8개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 25명은 11일 선거운동 종료 시한이 다가오면서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유세를 펼치는 등 표몰이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 발전과 관련해 수도권규제완화와 누리과정 예산은 우선 확인이 필요한 정책들이다.
◇ 수도권규제완화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은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가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편 권력·부·최고급문화·의료 등이 집중돼 있다.
2013년 현재 수도권 인구는 2525만6000명으로 전 국민 5114만1000명의 49.3%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총생산의 48.8%, 제조업의 56.9%, 금융 71.1%, 국세 65.4%, 공공기관 85.9%, R&D 투자 64.4%, 100대기업 본사 84% 등이 집중돼 있다.
대학교의 경우 2013년 현재 전국 340곳 중 수도권에 117곳이 위치해 34.4%를 차지하고 있다. 학생수는 더 심해 전국 150만5000명 중 574만명(38.1%)이 수도권에 재학 중이다.
무엇보다 자본의 수도권 집중은 우려할 수준이다. 2013년 현재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은 전국 1009조6850억원 중 70.1%인 708조 590억원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정부는 투자활성화 대책 등 우회적인 방식으로 수도권 규제완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판교창조경제벨리, 상암문화벨트 등 80조 원 투자와 규제완화를 통한 창업 및 문화의 세계적인 첨단클러스터 조성으로 IT관련 수도권의 재집중을 가속이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경기 동북부지역을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하고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의 입지규제를 완화하고 기업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게 골자로, 이 경우 수도권규제는 사문화할 전망이다.
수도권규제완화로 강원도를 비롯한 비수도권은 위기를 맞고 있다.
대기업 등 대규모 설비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이는 고용시장의 증가로 이어져 강원도 등 지방 소재 기업의 수도권 유턴현상이나 투자위축, 고용 감소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북동부 10개 시군의 반환공여구역 내 대학 이전 및 신설이 가능해질 경우 입학자원이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도내 대학 등 지방대학은 고사 위기로 내몰리게 될 전망이다.
강원발전연구원 류종현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로 국토의 양극화가 심화돼 지방의 쇠퇴와 사회적 기반의 붕괴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는 수도권 자체의 국제경쟁력 저화와 주민의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누리과정 예산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방교육정책지원특별회계법을 제정을 추진중이다. 내년 예산안부터 누리과정 예산을 특별회계에서 편성·지원해 누리과정 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예산의 총액에는 변함이 없고, 보통교부금 중 10%를 누리과정 예산으로 편성한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가 지방교육정책특별법을 근거로 직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경우 교육경비가 축소돼 학교환경 개선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시도 교육청의 예산 중 85% 이상이 인건비 등 반드시 지출해야만 하는 경직성 경비다.
실제 강원도교육청의 올해 예산은 2조 3805억 원이다. 인건비만 1조 6426억 원으로, 69.0%를 차지한다. 여기에 학교운영비 1735억 원(7.2%)과 시설사업비 380억 원(1.5%), 기관운영비 139억 원(0.5%) 등 경직성 경비의 비율만 85% 내외에 이른다.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659억 원으로, 교육사업비 600억 원 등 가용재원 942억 원의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283억 원으로 학교안전이나 석면 교체 등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2015년 4월 현재 도내 학교시설내 석면자재를 사용중인 곳은 총 693개교 중 625개교로 90.2%를 차지한다. 면적만 140만 7993㎡에 이른다. 이중 천정재가 139만 3560㎡로 석면비율이 38.26%로 가장 많고, 칸막이 1만 1508㎡(0.32%), 벽체재료 2196㎡, 지붕재 726㎡, 배관재 등으로 나타났다.
초·중·고교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당장 교체가 필요하지만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석면교체에 필요한 예산은 1589억 4439만 원으로, 재정형편 등을 고려해 특별교부금이나 교육환경개선사업비를 연차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직접 편성할 경우 석면교체를 위한 재원 부족으로 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경구 강원도교육청 대변인은 "법률 정비와 국고예산 지원만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누리과정 운영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