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ISA 가입자 유치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신한은행 ‘신탁형ISA’ 통장. (사진=CNB포토뱅크)
일명 ‘만능통장’이라고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Individual Savings Account) 가입자 유치를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오는 11일부터는 일임형ISA 판매가 개시됨에 따라 판촉전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국민·기업·신한·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의 ISA유치 전략을 비교해봤다. (CNB= 이성호 기자)
ISA계좌 125만 건 중 ‘은행권 가입’ 112만 건
컨설팅은 기본…자동차 경품까지 내걸어
금융당국, 은행권에 ‘과당경쟁 자제’ 촉구
지난달 14일 첫 선을 보인 ISA는 예금·펀드·파생결합증권(ELS) 등 은행·증권·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면서 세제혜택도 받는 종합 자산관리 계좌를 말한다.
ISA의 가장 큰 장점은 가입기간(3~5년) 중 순이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다는 점이다. 근로소득자 기준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가입자는 250만원까지, 연소득 5000만원 초과 가입자는 2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각 초과분에 대해서는 저율분리과세(9.9%)로 절세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은 물론 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권은 적극적인 홍보·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고, 덕분에 ISA 계좌수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ISA 계좌수는 출시 이후 꾸준히 늘어나 지난 4일까지 125만 214계좌, 가입금액은 7362억원이다. 이 중에서 은행을 통한 ISA 가입자는 출시 후 3주간(3월14일~4월1일) 기준으로 112만 2624명이며, 같은 기간 증권사 가입자는 10만 5529명이다.
은행권의 가입자 규모가 증권사의 10배에 달하는 가운데, 오는 11일부터는 ‘신탁형ISA’만 내놨던 은행권이 ‘일임형ISA’를 시판키로 해 판촉경쟁의 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일임형ISA는 금융기관이 가입자의 위험성향과 자금운용목표를 고려해 제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선택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전문가의 투자판단에 따라 운용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반면, 그간 은행권에서 판매됐던 신탁형ISA는 가입자가 ISA에 담을 금융상품들을 직접 선택하고 투자규모도 결정하는 방식이다. 가입자가 계좌 내 상품을 바꾸고자 하는 경우 당초 운용 지시한 내용을 변경, 상품을 교체할 수 있다.
1인 1계좌만 허용됨에 따라 ISA가입자는 신탁형이나 일임형 중 하나만 가입할 수 있다. ‘일임형ISA’의 시판을 앞두고 은행권은 또다시 가입자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KB국민은행, KG제로인의 전문적 컨설팅 제공
KB국민은행은 최근 펀드평가사 KG제로인과 ‘일임형ISA’ 컨설팅 지원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일임형ISA 포트폴리오 구성과 자산운용현황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제로인의 전문적인 컨설팅 서비스를 활용해 제공할 수 있게 된 것.
또 오는 5월 31일까지 ‘일임형ISA 사전상담 예약 및 신규가입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할 예정으로 1등 2명에게 각 500만원, 2등 10명은 각 100만원, 3등 20명은 각 50만원, 행운상 400명에게는 5만원 등 총 432명에게 캐시백이 지급된다.
신한은행, 자동차 경품 내걸어
신한은행은 자동차까지 경품으로 내걸고 ISA 가입예약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5월 31일까지 ISA에 가입하거나 10만원 이상 자동이체를 등록한 고객 중에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증정하는데 현대차 아반떼 1명, LG트롬 스타일러 2명, LG로봇청소기 4명, 신세계 모바일 백화점 상품권 5만원권 20명 등에게 제공한다.
또한 통합 10주년 기념행사로 오는 10월말까지 포인트 등을 주는 이벤트도 병행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탑재한 펀드추천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은행,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우리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컴퓨터 알고리즘이 고객 데이터와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 개인별 투자 포트폴리오와 상품을 추천해준다.
이 서비스는 ISA 뿐만 일반투자부터 은퇴설계까지 전 부문에 걸쳐 상품을 추천, 시범 운영기간을 거친 후 올 하반기 종합 자산관리서비스 모델로 정식버전을 오픈할 계획이다.
아울러 저축은행중앙회와 업무제휴를 통해 ISA에 금리경쟁력이 있는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편입,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브랜드 ‘i-ISA’로 홍보
IBK기업은행은 ISA 브랜드 ‘i-ISA’와 슬로건 ‘i-이사(ISA)는 IBK로!’를 론칭, 소비자 접점을 높이고 ISA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i-ISA’ 브랜드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브랜드와 슬로건을 광고와 홍보물 등에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일임형ISA 운영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시장상황에 맞는 최적의 모델포트폴리오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최근 은행의 일임형 ISA 출시를 앞두고 10개 은행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과당경쟁 자제를 주문했다.
과열 양상으로 인한 불완전판매를 우려한 것. 은행권의 ISA 마케팅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기몰이 지속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