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4.04 10:14:51
이에 대해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3일 제주에서 4ㆍ3희생자 추념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 출마자들이 요청하면 가능하겠지만 현 상황으로 봤을 때 회의적”이라며 문 전 대표의 후보 지원 유세에 대해 “그러고 다니니까 호남이 더 나빠진다.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리고 이날 문 전 대표의 대선 출마 포기 선언을 촉구한 광주 북갑 정준호 후보는 “호남에 그런 소리 하는 사람이 많다”며 “지역 사정을 감안하면 그런 말 할 수 있겠는데, 그렇다고 문 전 대표가 그렇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더컸유세단’을 이끌고 전국의 후보 지원활동을 진행 중인 정청래 의원은 “전국을 돌며 느낀 것은 당원과 후보들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이 문재인 대표”라며 “문재인을 싫어한다는 호남 민심은 3번(국민의당) 성향 사람이 만든 허상이며 내가 호남 후보라도 문재인에 러브콜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성수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에서 전문가가 빠지고 ‘친문(재인) 인사’가 공천된 중앙위원회의 이후 호남 민심이 다시 안 좋아진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수도권을 돌며 언론의 주목을 받으니 호남에서 ‘도로 문재인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며 “그러나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호남에 한 번도 안 가고표를 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가기는 가야 할 텐데 언제 갈지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문 전 대표의 한 측근은 “호남에서도 지원 유세 요청이 있어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요청 지역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친노(친노무현) 성향 후보가 출마한 전북과 전남의 몇몇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은 자칫 국민의당의 ‘반문재인’ 공세가 더 강화될 수도 있어 고심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총선 때 호남에 가지 못하면 대선 때도 가지 못한다”며 “문 전 대표가 호남을 갈 수도 없고, 안 갈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그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성동을 이지수 후보 지지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호남 지원 유세를 다니면 유권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란 말은 호남 민심이 아닐 것”이라며 “호남을 특별히 다르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호남 후보들의 요청이 있고 내가 도움이 되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경쟁하지만 호남을 넘어서서는 야권이 총선에서 이기고 그 힘으로 정권 교체하라는 것이 절대적 민심이기 때문에 꼭 호남을 못 갈 이유는 없다”고 말하면서 “총선은 당연히 김 대표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