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4.03 14:52:39
더불어민주당이 3선의 친노계인 강기정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전략공천 한 젊은 변호사 출신의 정준호 후보가 3일 오전 11시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출마지역인 광주 북갑 일부 시·구의원들과 함께 야권 지도자들의 결단을 요구하는 공개서한 형식으로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출마 포기 선언'을 촉구하며 3보 1배에 들어갔다.
정 후보는 ‘광주의 아들, 1980년 5·18둥이 정준호가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에서 “대한민국 정치를 언제까지 수구세력에 넘겨줄 수는 없다. 야당 지도자들의 결심이 필요하다"며 "그 하나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고 민주당(더민주)의 뿌리를 흔드는 문 전 대표의 대통령 출마포기 선언, 둘째는 호남정치 복원을 앞세워 야권분열로 호남을 고립시키고 광주시민을 우롱한 천정배 의원의 후보직 즉각 사퇴로서 광주에서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 후보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고도 반성도 없고 사죄도 없이 모든 선거에서 참패하고도 책임지는 모습 한 번 보이지 않고 식물국회, 식물 야당이라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며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리고 정 후보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게도 "국민의당을 향한 소모전보다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심판하는 데 총력을 경주해달라"고 촉구한 뒤 5·18 묘지에서 광주교도소, 말바우시장, 전남대 정문, 광주역을 지나 광주 동구 금남로 5·18 민주광장까지 3보 1배를 시작했다.
이에 정 후보는 "선거를 위한 일회성 이벤트나 정치적 쇼로 취급받는 한이 있더라도 정치 첫발을 내딛는 시점에서 원칙과 소신이 있는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고민 끝에 결단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적 텃밭' 광주에서 더민주당 후보가 전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신대방성당에서 진행된 김병기 후보(동작갑) 지원유세 직전 기자들과 만나 "본인의 선거용 발언으로 이해한다"고 말해 불출마 요청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호남 방문 중 문 전 대표의 전국 지원유세에 대해 “호남민심이 더 나빠진다"고 비판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져, 총선 기간 동안 문 전 대표의 역할론은 지속적으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