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준오헤어’ 알고 보니 ‘짝통’
준오헤어 측 “해외 진출 한 적 없어”
도 넘은 중국산 짝퉁들 대책마련 시급
1981년 5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준오헤어’는 현재 국내 110여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은 2500여명이며, 이 중 헤어디자이너만 1200여명에 이른다. 억대 연봉을 받는 이들만 200명 정도며, 2016년 프랜차이즈 랭킹 이미용 업종 3위를 차지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프랜차이즈 미용실이다.
이 회사는 토종 국내 기업으로 해외자본과 손잡은 적이 없고, 해외에 진출한 적도 없다.
그런데 중국 현지에 ‘짝퉁 준오헤어’가 존재하고 있었다.
‘준오헤어’ 간판을 단 ‘짝퉁 준오헤어’는 상해 8개 지점 등 총 11개 지점을 중국 내에 두고 있다. 개점한 지 1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짝퉁 준오헤어의 직원들은 한국인과 한국어가 가능한 조선족이며, 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미용실이다.
준오헤어 관계자는 29일 CNB에 “준오헤어는 국내영업 중심이며, 해외 그 어떤 곳에도 진출한 적이 없다. 중국 준오헤어는 한국과 완전 무관하다”고 말했다.
앞서 교촌치킨을 교춘치킨(짝퉁)으로, 둘둘치킨을 투투치킨(짝퉁)으로, 파리바게트를 파리필링(짝퉁) 등 중국에서 한국의 유명 프랜차이즈를 한 글자 차이로 교묘하게 바꿔 모방한 프랜차이즈는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준오헤어(JUNO HAIR) 상표를 사용하는 곳은 없었다.
중국 상해에 10년 넘게 거주했던 신모(35)씨는 CNB에 “중국 준오헤어는 한국 준오헤어와 같은 회사라고 홍보한다. 중국 준오헤어에서 사용하던 적립카드나 쿠폰을 (귀국해서) 서울에 있는 준오헤어에서 사용하려다 거절당해 당황스러웠다. 중국 일반 미용실보다 몇 배 비싸도 수년간 이용했는데 가짜였다니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준오헤어는 현재는 해외 진출 계획이 없지만 추후에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짝퉁 준오헤어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고객들이 혼란을 겪게 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짝퉁 준오헤어를 이용한 고객은 한국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진짜 준오헤어는 어떠한 형태로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못 만드는 것 없는 대륙의 짝퉁들
한편 중국에는 한국 제품의 짝퉁이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웬만한 한국 제품은 모두 짝퉁을 만들어 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심 ‘신라면’, 하이트진로 ‘참이슬’, 동원 ‘양반김’ 등 짝퉁 가공식품은 식품 관리가 비교적 철저한 대형마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소도시의 구멍가게에서는 아직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마유크림’으로 잘 알려진 클레어스코리아의 ‘게리쏭 나인 콤플렉스’, 아모레퍼시픽 인기 브랜드 ‘헤라’와 ‘설화수’ 등도 짝퉁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삼성’ 브랜드를 단 화장품도 있다. 삼성그룹은 화장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런데 중국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는 중국산 ‘삼성 화장품’이 판매되고 있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더구나 이 회사는 “삼성그룹 계열사다. 한국 전속모델이 송혜교”라고 거짓광고까지 하고 있다.
또 빅뱅, 엑소 등 한국 가수의 짝퉁 음반(CD)을 정상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인터넷에서 대놓고 팔고 있다. 중국에는 유명 백화점, 대형마트에도 짝퉁 CD를 파는 매장이 들어서 있으며, 정품 음반 파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 24일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최근 기사를 보니 중국 위조품들이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공공연히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며 “수출 상대국(중국) 정부기관과 위조품을 적극적으로 적발, 유통을 차단하는 문제를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무역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중국은 땅덩어리도 넓고, 사람도 많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보여주기 식 단속을 할 뿐,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QR코드까지 복제해내는 중국의 짝퉁을 막기 위해서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중국 정부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하기보다는 한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김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