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사를 하고 있는 박정원 두산그룹 신임 회장. (사진=연합뉴스)
두산그룹 창립 120주년을 맞아 그룹의 대권을 이어받은
‘오너 4세’ 박정원 회장이 “공격 경영으로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정원 ㈜두산 지주 부문 회장은 이날 서울 강동구 DLI 연강원에서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지주사인 ㈜두산의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 왔던 관례에 따라 박 회장은 박용만 전 회장에 이어 두산그룹 총수가 됐다.
박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이며, 박두병 회장의 부친인 박승직 창업주부터 따지면 두산가 4세에 해당한다.
박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창립 120주년을 맞는 두산의 혁신과 성장의 역사에 또 다른 성장의 페이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면서 “두려움 없이 도전해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열린다”면서 그룹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신규사업 조기 정착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 현장 중시 기업문화 구축에 중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특히 ‘공격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가겠다”고 역설했다.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이같은 박 회장의 방침에 따라 발빠른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보인다.
우선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안정적인 기반을 토대로 그동안 유동성 문제를 드러냈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 지어 두산그룹 전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계획이다.
오는 5월 개시하는 ㈜두산의 면세점 사업은 박 회장의 경영 역량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두산은 59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동대문에 있는 두산타워 빌딩을 면세점 매장으로 전환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계권 분쟁이 잦은 타 그룹과 달리 두산그룹은 승계 과정에서 별다른 잡음이 없었다”며 높이 평가하면서도 “최근 몇 년간 두산그룹의 위기 요인으로 지목되어온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박 회장의 경영 능력이 검증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