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3.27 17:04:12
강원지역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박근혜 없는 선거'의 결과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세 차례 도를 방문하면서 영서지역의 거센 야풍을 잠재우고 지역구 9석 모두를 싹쓸이했다. 야권은 패닉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도내 보수층 표 결집을 이끌며 5% 이상 득표율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춘천시선거구 등 영서지역 4곳의 결과를 뒤엎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9개 선거구 중 우세 6곳, 경합우세 2곳, 경합 1곳으로, 민주통합당은 경합우세 3곳, 경합 3곳, 경합열세 2곳으로 자체 분석을 했으나 선거 결과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제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도내 득표율은 62.0%로, 전국 평균 득표율 51.6%보다 10.4%p 높았다. 이는 전국 최고 득표율로 화제가 됐다.
다만 이번 총선은 '박근혜 없는 선거'로 치러지게 돼 새누리당 후보의 낙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소속 바람'도 무시할 수 없다.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대통령선거나 지방선거와 달리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적지 않고, 이번 총선에는 김진선 전 도지사와 송훈석 전 국회의원 등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대거 포진해 무소속 돌풍이 예상된다.
현재 무소속 후보가 입후보한 선거구는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 김진선 후보(69)를 비롯해 속초·고성·양양 선거구 송훈석 후보(65), 동해·삼척 선거구 이철규 후보(58), 철원·홍천·양구·화천·인제 선거구 정해용 후보(57) 모두 4명이다.
이중 송훈석 후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득표율 41.0%로 당선된 경험이 있어 새누리당 이양수 후보(48)와 더불어민주당 김주학 후보(50)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국 단위 국회의원 선거로는 첫 도입된 사전투표제가 세대별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는지도 관심을 끈다.
사전투표제는 부재자투표와는 달리 별도의 신고를 하고 주소와 관계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선거일 직전 금·토요일에 전국의 모든 읍·면·동사무소에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이는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지난 19대 당시 투표율은 54.2%를 기록했다. 이는 15대 총선 투표율 63.9%보다 1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도내 투표율 역시 55.7%에 그쳤다.
특히 20.3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30%대에 머물며 민심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도선거관리위원회는 도내 읍면동마다 사전투표소 196곳이 설치하고, 오는 4월 8일과 9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사전투표제 도입으로 총선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총선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 야권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뚜렷한 정치적 쟁점이 없어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끄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누리과정 예산과 평화의 소녀상 건립 등 여야 간 쟁점을 두고 TV토론회 등에서 격돌할 경우 표심이 요동칠 가능성도 있어 각 후보들마다 토론회 전담인력을 배치하는 등 부심하고 있다.
여기에 후보들간 고소고발이 난무하면서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흐를 경우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과 불신이 깊어져 오히려 투표율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이미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의 경우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와 무소속 김진선 후보간 비방전이 격화되는 등 네거티브 선거전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선거운동 개시일은 오는 31일부터이며, 그 이전까지는 예비후보자에게 허용된 방법으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