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당초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 회의를 열고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확정한 뒤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줄 예정이었지만 공천탈락자들이 대거 국회로 몰려들어 거세게 항의하면서 오후로 미뤄야 했다.
전날 공천에서 탈락해 지지자들과 함께 마포당사 앞에서 자결을 하겠다며 손도끼를 놓고 농성을 벌인 바 정용화 후보(광주 서갑)는 최고위에 들어가 소명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고의적으로 도덕적 하자가 있는 것처럼 인식돼 자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공천탈락 한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회의장 출입이 거부된 데도 물구하고 회의장에 들어가려다가 당직자들로부터 저지당하자 "내가 난입하려는 것이 아니지 않나. 시끄러우면 우리 당만 손해"라며 계속 진입하려 했고, 이 와중에 회의장 문이 열리자 김 의원측 비서가 완력으로 비집고 들어가려 시도하면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대치상황이 길어지자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는 옆문으로 빠져나갔고, 당초 국회에서 예정됐던 공천장 수여식과 회의 브리핑 장소도 급히 당사로 변경됐다.
이 와중에 안 공동대표 측은 취재진이 주변에 운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차를 출발시키면서 밀착했던 일부 사진기자가 밀려 넘어지는 위험한 상황도 연출되기도 했으며, 특히 취재진은 연일 계속되는 공천 갈등 폭력사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자들의 노트북이 부서지는 등 연일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와중에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한 박선숙 사무총장이 천근아 비례대표후보자추천위원장과 별도로 15분여 회동을 갖는 장면이 포착된 것은 물론 또 다른 비례대표 신청자인 이상돈 공동 선대위원장, 박주현 최고위원과 다시 논의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 논란을 자초했다.
최고위는 안 공동대표 최측근인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 등 공천관리위원을 지냈던 4명에 대한 비례대표 후보 자격 부여를 위해 당규 48조를 개정할 수 있는 권한을 안 공동대표와 천 공동대표에게 위임, 안 공동대표가 당규를 고치면서까지 이 본부장에게 비례대표를 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기도 했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공관위원이었던 이 본부장 등에게 당규 위반을 이유로 공천을 주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본부장측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밤사이에 공천을 주는 쪽으로 방침이 바뀐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등 비례대표 갈등이 심화됐다. 안 공동대표와 천 공동대표는 양자회동을 통해 막판 담판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