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3.22 11:05:53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리는 비상대책위 회의에 참석, 비례대표 순위 확정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이 김 대표의 구기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그러나 이 일정은 오후 3시로 다시 미뤄진 상태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8시10분까지 40분간 김 대표의 구기택 자택을 방문한 뒤 "김 대표가 상황을 전혀 몰라 새벽까지 진행된 순위투표 결과와 비례대표 (순위) 목록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등 새벽까지의 상황을 소상히 보고 드렸다"며 "대표가 순위 확정을 위해 오전 11시 국회로 나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대표가 쭉 설명을 들었으며 충분히 이해하셨다"며 "국회에 나와 (순번을) 정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더민주는 김 대표 자신의 비례대표 순번을 둘러싼 논란이 결국 김 대표의 요구대로 다시 2번을 배정하는 쪽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 대표의 비례 2번 배정을 두고 촉발된 당 내홍이 이틀 만에 극적으로 봉합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을 비례 2번으로 '셀프 전략공천'한 뒤 중앙위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비대위원들이 21일 김 대표의 순번을 14번으로 조정하는 안을 마련했지만 김 대표가 강하게 거부하자 중앙위가 이를 되돌린 것이다.
김 대표가 대표직 사퇴까지 불사하겠다며 비례 공천방식의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중앙위가 김 대표의 입장을 고려하면서도 중앙위원들의 다수 의견을 반영한 절충안을 마련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는 비례 공천 문제를 놓고 대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친노 진영이, 문성근 전 대표와 조국 교수 등이 SNS에 김 대표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는 등 파국을 피하기 위해 김 대표의 2번 배치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더민주 중앙위원들은 22일 “오늘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를 우리 손으로 직접 선출했다. 지난하고 험난한 과정이었지만 이제는 국민만 바라보며 앞으로 전진하겠다”며 “김종인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 4·13 총선 승리라는 결실을 맺겠다”는 결의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위원들의 결의문 발표는 김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기로 하고 기존 지지층 중 "비례대표 투표는 다른 정당을 선택하겠다"는 의견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당내 단합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가 아직까지 가타부타 말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라면 수용하지 않을까 싶다"며 "오늘부터 정상적으로 당무를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22일 오전 허성무 더민주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간 창원성산 야권단일화 논의 개시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2번 셀프비례' 논란에 대해 "제가 당 대표를 계속했더라도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상위 순번으로 모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정말 어려운 시기에 김종인 대표를 선대위원장,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왔고 그 어려운 시기에 당을 맡아서 잘 추스렸고 우리 당이 빠르게 안정됐다"며 "김종인 대표를 마땅히 예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들어가는 것은 결코 노욕이 아니다"며 "이번 총선을 넘어 총선 이후, 대선까지 경제민주화 활동을 해나가려면 김 대표가 비례대표에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