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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이냐 대형마트냐…불황에 더 똑똑해진 ‘메뚜기 소비자’

가공식품은 마트, 농수산물은 시장으로…싼 제품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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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6.03.17 09:32:19

▲전통시장은 매일 삼시세끼를 준비하는 주부들의 발길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송화시장 입구. (사진=김유림 기자)


전통시장 물건이 대형마트보다 비쌀까? CNB가 지난 1~2월의 각종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가공식품은 대형마트가, 농·수산물(1차식품)은 재래시장이 각각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고 있었다. 또 대형마트의 공격적인 할인행사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점차 똑똑한 소비자들의 의해 제품 영역이 분화되는 분위기다. CNB가 진화하고 있는 소비 행태를 들여다봤다. (CNB=김유림 기자)

대형마트·재래시장 제품 영역 따로 구축
똑똑한 소비자들 ‘할인제품 찾아 삼만리’
달라진 소비행태…마트·시장 윈윈 가능성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월 한 달 동안 주요 가공식품을 유통채널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체로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저렴했다.

소비자원은 인기 품목인 옛날국수소면, 진간장 금F3, 순창 오리지널 우리쌀 찰고추장, 오뚜기케찹, 백설 중력밀가루(1㎏), 삼양라면 5개입, 진라면(순한맛)5개입, 신라면 5개입, 오뚜기카레 순한맛, 고소한골드마요네즈(오뚜기), 서울우유 흰우유(1ℓ) 등 12개를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이 중 순창 오리지널 우리쌀 찰 고추장과 오뚜기카레 순한맛을 제외한 10개 제품은 대형마트가 더 저렴했다. 12개 제품을 합한 장바구니 평균 가격은 대형마트(4만2139원)가 전통시장(4만2981원)보다 2%가량 낮았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저렴한 이유는 전국에 수십 개의 지점과 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간 도매업체를 거치지 않고 대형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대량으로 공급받기 때문이다.

반면 전통시장 중소상인들은 물품 보관할 장소가 부족하고, 재고율이 높아 필요할 때마다 소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대량 구매 시의 할인 혜택을 받기 어렵다.

더구나 대형마트들끼리 경쟁에 나서면서 이들 가공식품의 가격은 더 재래시장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온·오프라인 최저가를 내세우며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달 18일 하기스 매직팬티(대형)를 309.8원에 팔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307.6원으로 추가 인하했다. (사진제공=이마트)

실제로 지난달부터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온·오프라인 최저가를 내세우며 기저귀와 분유 등을 할인 판매하고 나섰다. 이마트는 매월 20개 생활필수품을 월 단위로 선정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물류창고와 생산공장이 필요 없는 수산물, 육류 등 1차식품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1차식품의 가격경쟁력은 전통시장이 우위였다. 중소기업청 통계에 따르면 채소류의 경우 전통시장 판매가격이 대형마트에 비해 절반 수준인 46.6%나 쌌다. 수산물은 31.8%, 육류 22.0%, 과일류는 11.9% 저렴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설 차례용품 27개 품목에 대해서 전국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각 36곳을 대상으로 가격(4인 가족 기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평균 21.7% 저렴하게 판매했다.

전통시장은 다양한 종류를 판매하는 장점도 갖고 있다. 가령, 대형마트는 모든 지점에 같은 크기와 품질의 수박을 일률적으로 판매하지만, 일인 가구가 대세인 요즘 작은 수박이 필요한 고객들은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전통시장 지원을 위해 설립된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상인공단) 강성환 홍보실장은 CNB에 “대형마트 물건이 잘 팔리기 때문에 전통시장의 경기가 안 좋아진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사실 직접적으로 연결시키기 어렵다고 본다”며 “대형마트에서 한 품목을 더 산다면 당연히 전통시장에서 덜 사게 되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여전히 1차식품 구입은 전통시장이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대형마트끼리 주요 생필품 최저가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한시적으로 몇 가지 품목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대형마트가 최저가로 내놓은 일부 품목은 ‘미끼상품’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대형마트들은 주로 여성위생용품과 커피, 기저귀 등 주요 생필품 몇 가지에 한해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는 파격 할인행사를 자주 벌이고 있다. 이는 일단 주부들을 마트로 끌어들여 반찬거리나 장난감, 의류 등 추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들은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CNB에 “부피가 있고 반복 구매율이 높은 상품을 고객들을 위해 가격 인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최저가 제품뿐만 아니라 상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생필품이 많을 뿐”이라고 말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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