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3.16 09:55:17
더민주를 탈당한 무소속 최재천 의원은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날 국민의당 안 대표를 만난 천 대표가 당무복귀를 선언하고 야권연대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천 대표가 처음에는 안철수 공동대표를 빼고서라도 야권 통합에 나설 의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더민주 김 대표와 비교적 가까운 사이로서 국민의당과의 비공개 조정 역할을 하며 통합과 연대 논의에 간여한 최 의원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대단히 슬프다. 이것이 현실정치의 한계인지 절망감이 든다"고 야권 연대 무산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특히 최 의원은 김 대표가 야권 통합을 제안한 지난 3일만 해도 당일 기자들과 만난 천 대표는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저지 관점에서 생각하겠다"고, 김 의원은 "깊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반응하며 통합 논의에 응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등 두 사람 모두 분열로 인한 야권의 참패와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막기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최 의원은 "처음에 천 대표는 안 대표가 끝까지 통합에 반대한다면 국민의당 내 통합파와 더민주를 합치는 통합 의지를 갖고 있었다"며 "3일 오찬을 함께 하며 이런 얘기가 오갔으나 천 대표는 이후 야권 연대로 방향을 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더민주가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어느 정도 정리해주면 조건부 통합을 하자는 분위기였는데 천 대표가 갑자기 연대로 가버렸다"며 "(지난 4일) 국민의당이 최고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통해 통합 불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통합 논의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 대표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개인적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제 입에서 통합의 'ㅌ'자도 꺼낸 적이 없었다"며 "통합은 당의 정체성이나 존립에 관련된 일인데 그것은 연석회의에서 아니라고 해서 흔쾌히 정리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최 의원은 "천 대표가 통합이 아닌 연대로 가자고 해 통합의 템포를 놓쳤다"며 "하지만 그 후에도 천 대표의 연대 의지는 워낙 강해 이후에도 연대 문제가 논의돼 왔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김한길 의원이 안 대표에게 야권연대 수용을 촉구하며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날인 지난 11일 여의도 모처에서 천 대표와 김한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도 야권 연대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천 대표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승전지인 전남 해남 울돌목을 다녀오겠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천 대표는 12일 울돌목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을 떠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다음 한 주가 후보 단일화·연대를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며 연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래서 최 의원은 "천 대표가 오늘 총선 불출마나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연대를 진정성있게 주장할 줄 알았다"며 "김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안 대표를 포함한 범야권 통합의지가 대단히 강렬했다. 저는 총선 승리를 위해 연대든, 통합이든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고, 계속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천 대표는 "11일 모임에서 야권연대 한도 내에서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러나 연대도 김종인 대표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