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넓고 인구는 적은 강원도는 인구라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서로 다른 이질적인 5개 시군이 하나로 합쳐진 선거구가 그것도 2개씩이나 탄생했다. 이는 전국 최소 선거구와 면적 대비로 비교해 보면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의 경우 948배에 달한다. 지역간 연계성도 미흡해 이동거리가 무려 200㎞, 소요시간도 4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 현실로, 지역대표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동일 선거구 내에서도 다양한 지표상의 차이, 인식 및 정서상 상이한 지역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여 소지역주의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보다 근본적인 인구늘리기 등 문제해결을 위한 중장기적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도민의 역량결집으로 하나하나 풀어나가 지역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요구된다.

CNB뉴스는 이에 따라 강원발전연구원이 '제20대 총선 선거구 획정과 강원도 과제'를 주제로 발간한 정책메모 제531호를 정리해 3회에 걸쳐 보도한다. 이번 호 정책메모는 육동한 강원발전연구원장을 비롯해 박상헌·노승만·김인중·김주원·류종현·전만식·김재진·한영한·조근식·정대현·권오영·이재영 박사가 공동으로 작성했다. (CNB뉴스=유경석기자)

지역대표성 회복·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 노력 지속 추진

제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결과 국내에서 유일하게 거대선거구 2곳을 갖게 된 만큼 비례의석의 할당과 농어촌지역의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역구 의석과 비례의석을 정하는 혼합제(mixed system)를 택하고 있어 의석 수 할당에서 유일하게 2개의 공룡(거대)선거구가 탄생하게 된 강원도에 의무적으로 고정 할당이 필요하다.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와 같이 땅은 넓고 인구는 적은 지역구는 인구편차 기준의 예외를 적용해 최소의석수 배정도 지속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인구규모에 관계없이 제주도에 3석, 세종시에 1석을 우선 할당하는 최소의석제가 적용되고 있고, 미국의 경우도 전국 선거구당 평균 인구 수보다 작은 선거구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특수성을 감안한 선거구 조정

교통·문화·교육·복지·경제 등 모든 제반여건이 모두 구비된 도시지역의 선거권 1표와 GRDP, 재정자립도, 자주재원의 미흡, 저출산·고령화의 빠른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농·어촌지역의 1표는 동일 개념으로 보는 것 자체가 무리다.

즉 인구지표만이 아닌 다양한 지역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헌법에도 명시된 바와 같이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헌법 123조)’가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대표성을 갖는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에서 인구기준만으로 결정하는 방식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선거구 획정에서 의석할당은 지역대표성(Communal representation)과 인구대표성(population representation)이라는 상충적 성격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획정기준 설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향후 분권형 헌법개정(안) 논의 시 지역이 적극적으로 참여·주도해 지역대표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위향상을 위한 자치권을 기본권으로 설정, 지방의 지위를 분명하게 하는 지방자치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미국은 이원제 의회로 상원 435석과 하원 100명으로 구성돼 있다. 각 주의 상원의원 임기는 6년으로 2년마다 전 상원의원의 1/3씩 선출하고 있다.

상원은 인구비례로 각 주에 배분하지만 최소선거구를 보장하며, 주내의 선거구 획정은 주정부에 일임한다. 하원은 각 주의 2인으로 구성된다.

일본의 경우 중의원과 참의원의 양원제를 택하고 있으며,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와 비례대표제를 병립하고 있다. 중의원 475석 중 소선거구 295개, 비례대표 180개, 참의원은 242석 중 121석을 3년마다 선출한다. 참의원은 선거구 73개, 비례대표 48개로 구성된다.

이처럼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이원제를 통해 지역대표성이 보장되는 선거제도를 운영중이다.

지역 내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인프라 조기 구축

▲선거구 내 생활권 통합을 위한 기초인프라 확충. (자료=강원발전연구원)

지역발전의 제약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정부정책을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의 경우 선거구 내 지역 간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므로 중앙고속도로 홍천~춘천~화천~철원구간의 연장을 조기에 추진해 지역통합을 유도해야 한다.

또한 춘천~화천~양구~인제~속초를 잇는 동서고속철도의 조속한 건설과 철원~화천~양구~인제~홍천의 내부를 연결하는 국도의 4차선화를 통해 원활한 교류와 동질성 확보를 추진해야 한다.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 있어서도 지역 간 연계교통망이 미흡해 통합생활권을 이루기 어려워 국도의 4차선화 내지는 고속화도로 개설로 지역 간 교류활성화를 촉진해야 한다.

특히 제천~영월~정선~태백~삼척을 잇는 제천~삼척 간 동서고속도로의 개설이 시급하다.

지방교부세 산정 시 거대선거구 특성 반영

지방교부세 수요액 산정 시 거대선거구에 대해서는 면적의 중요성을 반영해야 한다. 해당 거대선거구의 기준재정 수요액 및 보정수요액 산정 시 행정구역 면적과 지역낙후도를 가중치로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요구된다.

보통교부세 산정 시 반영할 수 없었던 사항을 고려해 교부하는 특별교부세를 통해 거대선거구에 추가적인 재원을 보장해야 한다.

거대선거구는 지역구로서 관리가 타 지역구보다 어려운 상황이며, 이는 특별교부세 교부기준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거대선거구에 교부세를 배정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지역 정서 동질성 확보를 위한 공통 관심사안 발굴 및 지원

지역의 결집력과 응집력은 지역발전의 기초가 되므로 공통 관심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정서적 통합을 위해 지역의 전통문화와 접목된 새로운 신문화를 접목시키는 이벤트 등을 개발해야 한다.

거대선거구에 있어서 지역주민의 의견과 개발수요 등 지역현안을 제때에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권역별 의견수렴 창구와 인력 보완도 필요하다.

각종 규제로 묶여 있는 지역현안을 공동으로 대응하고 결집하는 지역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근본적인 인구늘리기 프로젝트 추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지역 역량강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강원도의 근본적인 열악한 환경의 체질개선을 위해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된 인구늘리기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해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강원도 인구 200만 명 목표 시 현재보다 74개 기업을 추가로 유치하고 27만 명의 취업자 수의 증가가 예상된다.

기업하기 쉬운 환경, 기업하고 싶은 환경을 조성해 기업유치를 활성화하고, 지역 개방성을 높여 수도권 인구의 이주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살기 좋은 도시만들기 및 주거환경 개선을 통한 도시민 유치프로젝트를 가동하고 강원도의 우수하고 고유한 자원 즉 산림자원의 고부가치화, 청정농업·농촌을 활용해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귀농·귀촌 유도정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라이프사이클이 선순환되는 시스템 구축

강원도에서 태어나 자라고, 타지에서 태어나 강원도에서 자라면서 중년과 장년, 노년을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강원도 전역을 평생교육이 가능한 은퇴자 천국으로 육성하고, 사교육이 없으면서 명품교육을 자랑하는 교육특구와 창업과 일자리가 선순환되는 시스템 구축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 공동체’ 의식 확산으로 도민의 화합과 단합을 유도하고,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작은 것부터 솔선수범하는 지역사회 문화형성으로, 작지만 강한 강원도 이미지 구축과 우리가 바뀌어야 강원도의 미래가 있다는 의식공유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