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2.26 10:52:21
두 의원은 당의 위기 때마다 거중조정을 자처하며 내분 진화에 몸을 아끼지 않아 당의 어른으로 평가받아온 인물들이다. 따라서 당내에서도 이번 결과를 두고 안타깝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문 의원은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평가처럼 두 차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을 들었고, 유 의원 역시 소탈한 성격과 막후 조정능력을 인정받아 당이 어려울 때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나란히 지낸 인연도 갖고 있다. 두 사람의 방은 당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의원들의 발길로 문턱이 닳았던 '사랑방' 역할을 했다.
문 의원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현역의원 평가에서 공천 배제를 통보받은 것에 대해 "지금까지 당원으로서 선당후사를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고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그렇지만 억울한 것은 억울하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와중에도 국회 회의에는 꼭 참석해 출석률 98.5%가 나왔다. 의정활동을 뭘 어떻게 평가했다는 건지 난 모르겠다"고 평가방식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탈당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주변에서 부글부글해서 우리도 한 번 거사를 해보자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그것을 농담이라고 해석하며 그럴(탈당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면서 “탈당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당을 만든 사람이 당을 먼저 저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당에서 자르면 어쩔 수 없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지역구 핵심간부들을 만나 '새로운 후보가 나오면 이기도록 도와주자'고 했다"고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하위 20% 컷오프가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당 내홍을 극복하기 위해 당의 총의를 모아 만든 규정인 만큼 결국 자업자득이 됐다"면서도 이 같은 평가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 의원은 컷오프 대상에 문희상 의원과, 불모지 대구 출마를 준비 중인 홍의락 의원이 포함된 것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못한 것이다. 이게 정치 집단이 할 짓이냐"면서도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신뢰할 만한 평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20% 컷오프를 덮으려다가 비대위에서 반대해 공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려면서 유 의원은 현역 의원이 공관위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정치혐오만 하던 사람들을 공관위원으로 만들어놓으니까 의원을 다 죄인으로 만들고… 의원이 들어가면 전부 사천(私薦)이나 하는 사람 취급을 받으니까…"라며 "의원이 하나도 안 들어간 공관위는 역대 처음일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그는 "공천배제라는 말이 당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당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라며 "광주가 어려울 때 끝까지 당을 지켰던 사람답습니다. 강기정 멋있다. 힘내라!"라고 격려했다.
정 의원은 25일 밤 11시 42분 9번째로 토론자로 단상에 올라 5시간 6분간 필리버스터 발언을 하며 자신이 폭력의원으로 불린 데 대해 "이렇게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면 폭력 의원으로 낙인찍히지 않았을 것이고 저의 4선 도전은 또 다른 의미를 가졌을 것"이라고 눈물을 보였다. 특히 이석현 국회부의장의 격려 발언을 듣자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또한 강 의원은 단상을 내려가기 전에 “꼭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다”며 ‘임을 위한 행징곡’을 불러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