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2.25 11:49:48
손 전 고문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 축하모임 축사에서 ‘진보적 실용주의 정신'을 언급한 뒤 "이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 정치의 판을 새롭게 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정계복귀를 위한 몸풀기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014년 7·30보궐선거에서 경기 수원병 지역에 출마했으나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에게 패배한 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에서 칩거 생활을 해오면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외견상 현실정치 참여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특히 손 전 고문은 정계인사들과의 접촉을 극도로 조심해왔으며, 최근에는 자신의 측근인 최원식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이 부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정치적 구설수에 오를 것을 염려해 빈소를 찾지 못하고 전화로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따라서 손 전 고문 측은 적어도 총선이 끝나기까진 손 전 고문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지만 손 전 고문의 최근 '두 번의 새판짜기' 언급은 정계복귀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손 전 고문은 이날 "우리 정치는 국민의 눈높이라는 키워드를 잃어버렸다"며 "독자가 없는 문학이 존재할 수 없듯이, 국민이 없는 정치는 존재할 수 없다. 풀뿌리 민중이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굳게 뭉쳐서, 남북이 하나되고, 동아시아 미래의 중심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해 이 같은 추측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어 손 전 고문은 "풀뿌리 민중이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굳게 뭉쳐서 남북이 하나 되고 동아시아 미래의 중심을 이뤄야 한다"며 "제가 지금 강진에서 올라왔지만 이것이 다산 (정약용)이 강진 다산초당에 머물며 다졌던 실사구시의 진보적 실용주의 정신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손 전 고문은 '평화통일'에 대해 "민족은 끊을 수 없는 동력의 원천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염원"이라며 "그러나 이 통일은 평화를 통해서만 이뤄져야 한다. 압박과 제재에 의한 붕괴나 흡수통일은 이뤄질 수도 없고, 동포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손 전 고문은 "분단체제를 평화롭게 유지하고, 서로 번영하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이라며 "만나서 접촉하고 개혁하는 것이 변화의 원천이다. 이를 위해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굳건히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의 이같은 언급은 일차적으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결정한 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해당 정책과 관련, 중도적인 입장을 펴고, 북한에 대한 와해와 궤멸이라는 표현으로 흡수통일을 연상시킨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지적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