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서울 종로·마포갑 출마자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경선 후보들이 하나같이 중량감이 있기 때문에 ‘본선 같은 경선’과 ‘진짜 본선’ 등 선거를 두 번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는 이곳에서만 3선을 한 박진 전 의원, 그리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새누리당 경선에서 양보 없는 일전을 벌여야 하고, 마포갑에서는 18대 의원을 지낸 강승규 전 의원과 안대희 전 대법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경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의 경우 새누리당 박 전 의원은 더민주 정세균 의원과의 가상대결(오차 범위 ±4.0%포인트)에서 39.8%의 지지율로 정 의원(38.2%)과 오차 범위 내 접전이었으며, 새누리당 오 전 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오 전 시장이 46.4%로, 정 의원(36.9%)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그리고 ‘새누리당 후보로 누가 더 적합한가’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는 오세훈 41.5%, 박진 30.6%로 나타났다.
마포갑에서는 새누리당 강 전 의원이 공천을 받으면 31.9%의 지지율을 얻고, 더민주 노웅래 의원은 40.8%를 얻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국민의당 홍성문 예비후보의 지지율은 7.3%였고, 새누리당 안 후보와 노 의원의 가상대결에선 안대희 23.7%, 노웅래 45.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당 홍성문 후보는 7.7%로 큰 변화가 없었다.
종로에서의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47.4%, 더민주가 24.1%를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6.8%였고 무응답층은 17.6%로 나타났다. 마포갑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38.4%, 더민주 27.1%, 국민의당 8.2%, 무응답층은 22%에 달했다.
영등포을에서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더민주 신경민 의원에게 패했던 새누리당 권영세 전 의원이 35.6%, 신 의원이 31%로 오차범위(±4.0%포인트) 안에서 경쟁했으며, 국민의당 진재범 예비후보는 10.5%에 그쳤다. 국민의당 또 다른 후보인 김종구 예비후보(13.2%)를 놓고 조사했을 때도 권 후보(34.8%)와 신 의원(31.7%)의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43.4%), 더민주(23%), 국민의당(10.3%) 순이었다. 1월 조사에서 각각 39.4%, 21.4%, 16.5%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국민의당만 6.2%포인트 낮아졌다.
더민주 우상호 의원과 ‘원조 친박’ 새누리당 이성헌 전 의원의 다섯 번째 ‘매치’가 치러지는 서울 서대문갑도 지난 1월 조사 땐 우 의원이 39.9%, 이 전 의원 35.7%였으며, 이번 조사에서도 우 의원 41.8%, 이 전 의원 36.1%로 오차범위 안 백중세를 보였다.
특히 우 의원이 30대에서 56.7%로 이 전 의원(22.6%)의 2.5배 이상 이었으며, 20대와 40대에서도 우 의원의 지지율이 2배 이상이었던 반면, 이 전 의원은 60대 이상(55.4% 대 23.4%)과 50대(50.2% 대 29.5%)에서 많은 지지를 얻는 등 두 후보간의 연령대별 지지율이 극명하게 갈렸다.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42.4%, 더민주가 24.8%였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7.6%로 1월 조사(14.8%)보다 내려갔다.
대구 동을 여론조사에서는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이달 초 나흘 동안 정종섭(대구 동갑) 전 행정자치부 장관 개소식을 포함해 대구 5곳의 개소식을 방문하는 등 ‘진박계’에 대한 지지를 아까지 않았으나 친박계 이재만 예비후보(27.0%)가 비박계인 유승민 의원에게 55.8%로 더블포인트로 뒤진 결과가 나왔다.
최 의원의 대구 방문과 같은 시기(1~2일) 엠브레인의 단독조사에선 유승민 의원 50.0%, 이재만 후보 29.2%였지만 최 의원의 대구 방문 이후인 지난 18~19일 실시한 이번 조사에선 오히려 격차가 벌어져 진박마케팅이 오히려 역풍을 맞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유 의원의 지지율은 대구 동을에서 나타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59.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중앙일보의 지난 1차 여론조사에서는 더민주 김부겸 예비후보 48.8%,새누리당 김문수 예비후보 31.8%로 17%포인트 차였으며, 이번에도 김부겸 52.2%, 김문수 34.7%로 17.5%포인트 차로 두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에 큰 변화가 없이 여전히 김부겸 독주가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표 확실층(김부겸 55.0%, 김문수 34.9%)에선 단순지지율 조사보다 두 후보 간 격차가 더 늘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 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을에서는 2012년 19대 총선에 출마해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에게 4.2%포인트 차이(52.1% 대 47.9%)로 아깝게 패했던 더민주 김경수 예비후보가 38.1%,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가 32.1%로.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였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40.8%)이 더민주 지지율(28.8%)을 앞서는 곳이지만 대선 주자 지지율은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21.5 %)가 1위였다.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로 함께 내려온 ‘마지막 비서관’ 출신이다.
대전 서갑의 경우 더민주 박병석 의원 45.3%, 새누리당 이영규 예비후보 26.7%, 국민의당 이강철 예비후보 8.1%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37.9%)이 더민주(29.2%), 국민의당(10.7%)보다 앞섰지만 후보 개인 지지율에서는 박 의원이 독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4선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는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이 안희정 충남지사 밑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낸 더민주 김종민 후보를 47.3대 23.1%로 눌렀으며, 국민의당 이환식 예비후보는 6.7%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리고 이 의원은 더민주의 또 다른 예비후보 황국연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도 50.4%를 얻었으며. 황 후보는 15.5%, 이환식 후보 8.3%였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전북 전주 덕진에서는 현역 의원인 더민주 김성주 의원은 40.3%로 국민의당 정동영 전 의원의 31.4%를 오차범위(±4.0%포인트)를 넘어 앞섰으며, 앞서 국민의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에게도 46.9%대 6.3%으로 30%p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정당지지율은 더민주(42.0%)가 국민의당(20.4%)보다 20%포인트 이상 높게 나왔다.
중앙일보는 여론조사 회사인 엠브레인과 20대 총선의 격전지로 분류되는 10개 지역주민 6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대구동을은 야당 예비후보가 등록하지 않아 여당 후보만 대상으로 했다. 지역구 조사시점은 2월15~21일이고, 조사 결과는 23일자 중앙일보에 게재됐다. 지역별 600명은 유선전화 RDD 390명, 휴대전화 패널에서 210명씩 조사했지만 충남 논산·계룡·금산은 유선RDD 480명과 휴대전화 패널 120명이 대상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 ±4.0%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