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2.22 17:53:15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지역이라는 정치적 텃밭을 놓고 혈투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의 여론이 승부를 가를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과 이념을 계승하는 정당을 자임하는 것이야말로 총선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두 당 사이에서 적통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호남에서 공개적으로 두 전직 대통령 적통론을 주장하고 나선 정치인은 22일 광주를 방문한 국민의당 정동영 전 의원(사진)이다. 그는 “적통성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척추(적통)가 바로 서지 않으면 걸음과 행보가 삐툴거릴 수밖에 없어 꼭 필요한 논쟁”이라며 "기호 3번(국민의당 후보들)이 김대중·노무현의 적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평화주의를 포기하고, 북한 궤멸론을 이야기하고, 개성공단 철수를 지지하고 하는 것을 보면서 가장 땅을 치고 통탄할 분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일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행동과 실천으로 6·15, 10·4 선언을 만들어낸 두 분의 적통을 행동과 실천으로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5대 총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손에 이끌려' 정치권에 입문했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창당한 열린우리당 의장과 참여정부 때 통일부장관을 지내는 등 두 전직 대통령과 인연이 각별하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국민의당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적통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당 세력인 국민의당은 야권 적통을 들먹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은 '누가 지도자인가'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과 갈등' '노무현과 멀어진 대가' '대선에서의 참패'란 소재로 참여정부 하에서 정동영 전 의원의 정치역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가까운 분들이 더민주에도, 국민의당에도 가 있다"며 "제 정치적 입지를 위해 이 당, 저 당 안 들어간다는 해석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타락한 정치를 하지는 않는다"며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초월한 존재감을 과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