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2.19 11:47:05
국민신당과 안 공동대표로서는 전북 지역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정 전 의원과 '전략적 제휴'를 맺음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간 호남 쟁탈전이 격화되는 등 야권 재편 흐름이 빨라질 전망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전 의원의 합류에 대해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진짜 정치가 우리의 목표"라며 "거대 양당의 기득권 독과점 구조를 깨고 정치의 판을 바꾸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안 대표는 "우리 당에는 여당에서 온 분도 있고 야당에서 온 분도 있다. 보수적인 분도 있고 진보적인 분도 있다"며 "살아온 이력이 다르고 살아온 지역도 다르지만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양당 기득권 담합구조를 깨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급한 과제가 있기 때문에 생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한곳에 모이게 했다. 지금은 그것에 집중할 때"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대표는 전날 '삼고초려'를 위해 순창을 방문해 정 전 의원의 자택인 복흥면 복흥산방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 30분 가량 회동했으며 정 전 의원은 입당에 합의하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합의문에서 "우리 사회의 불평등 해소와 개성공단의 부활 및 한반도 평화, 2017 여야 정권교체를 위해 조건 없이 협력한다"며 "두 사람의 만남을 계기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세력의 결집을 통해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민생정치를 구현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은 "두 사람은 양당의 기득권 담합 체제를 깨지 못하면 한반도 평화도, 경제민주화도, 복지국가도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합의문에는 정 전 의원이 국민의 당에 합류한 뒤 총선 승리와 호남 진보 정치를 위해 백의종군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당초 정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통한 독자세력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설 연휴 직후 정치재개를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중단 사태 등이 불거지면서 일정을 연기하고 거취를 고심해 왔다.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정대철 전 고문 등이 순창을 깜짝 방문, 국민의당 합류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참여정부 통일부 장관 시절 개성공단 조성을 주도했으며, 2007년 더민주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를 지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비대위 회의에서 정 전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에 대해 "정 장관은 본인 의사가 국민의당을 택해야 한다고 판단했기에 그렇게 했다고 본다"며 "우리 당이 4.13총선을 맞이하는 데 흔들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김 대표는 "우리는 과거의 명성에 사로잡혀서 현재를 무시할 수 없다"며 "누가 어느 당에 들어가든지 당사자의 개인적 사정에 의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게 옳다고 본다"며, 당에 대응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