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광고를 보고 가슴이 뭉클했고, 눈시울이 뜨거워진 적이 있었다. 그 광고처럼 기적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질만능주의인 요즘,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우리주위에 얼마나 많이 존재 하는가.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없고, 건강을 살 수 없듯이 선거 또한 그러하다.
국민의 대표를 뽑는 국회의원선거가 오는 4월 13일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구획정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각 지역마다 출마 예정자들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고 저마다 자신을 알리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과거 선거에는 돈이나 선물로 사람을 매수하고, 지연․학연․혈연 등 연줄을 이용하여 표를 얻으려 했고, 또 그것이 표로 직결되어 불법으로 선거운동을 했던 사람이 당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유권자의 올바른 인식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불법선거를 신고한 사람에게 최고 5억 원의 포상금을 주고, 선거와 관련된 금품을 받은 사람에게는 최고 3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함으로써 금품선거는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승부를 걸 수 있을까? 이제는 정책으로 승부할 때가 온 것 같다. 후보자는 정책으로 유권자를 설득하고, 유권자도 후보자가 내세우는 공약이 무엇인지 꼼꼼이 따져보고 어떤 후보자가 실현가능한 공약을 펼치는지, 어떤 공약으로 우리 미래를 책임질 정치를 할 것인지 판단해야하지 않을까?
우리아이에게 먹일 분유와 자신이 타는 자동차는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지고 비교하며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선택하면서 우리나라 앞으로 4년을 책임지고 우리의 대변인이자 일꾼인 국회의원을 뽑는 일인데 안면이 있고 이름을 들어봤다고 대충 선택하고, 귀찮아서, 가족과 여행 가려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우리의 소중한 주권을 너무 무성의하게 행사하는 것이 아닌지 유권자로서 성찰이 필요하다 하겠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 때마다 매니페스토를 부르짖고 있다. 매니페스토란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제시한 선거공약을 일컫는 말로 기존의 선거공약과 다른 점은 당선되면 "도로를 만들겠다", "복지에 힘쓰겠다"는 등의 방향성만 제시하였다면 선거공약의 목표치를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내세워 실현을 위한 재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즉, 어떻게 재원을 조달하고, 그 방법은 무엇이며, 언제까지 달성하겠다는 일련의 과정을 공약으로 내세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매니페스토가 확실하게 정착되지 않고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유권자 스스로가 달라져야한다. 후보자의 정책, 공약을 비교하여 후보자를 선택하고, 또 당선자의 공약을 살펴보고 재임 중 공약사항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확인․검토하여 다음선거에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앞으로의 선거풍토는 분명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고요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를 던지면 잠시 동안 작은 파동이 일어날 뿐이지만 이러한 작은 돌멩이들을 계속 던진다면 그 작은 파동은 큰 파도가 되어 호수 전체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후보자 한명 한명이 모여 함께 참여한다면 큰 파도를 만들게 되고, 유권자는 공약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한다면 결국 우리 선거문화를 바꾸는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오는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매니페스토(정책선거)가 실현되어 공명선거라는 기적이 이루어지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