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2.17 09:06:29
옛 주한미군주둔지 캠프 롱과 캠프 이글이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자 원주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원주시민단체들이 앞장서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키로 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위한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원주 유력설이 나돌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원주 의료기기업체에 근무하는 신 모(35. 남. 태장2동)씨는 "왜 원주냐. 강원도를 아주 쉽게 보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없고, 캠프 롱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얼마나 많은데 유력 후보지라는 거냐"며 우려했다.
16일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강원본부와 원주인권네트워크는 사드 원주배치를 즉각 철회할 것으로 촉구하는 긴급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원주가 사드배치의 최우선적 후보지로 오르내리고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원주를 사드배치 후보지에서 완전히 배제하지 않을 경우 30만 원주시민과 150만 강원도민과 함께 연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드 배치 후보지 중 원주가 거론되는 현실은 시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원주는 중부내륙의 중심도시이자 평창올림픽 관문도시로 사드가 배치될 경우 북한과 중국의 미사일요격의 주요도시가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드 배치를 위한 기지와 시설의 제공, 사드 레이더의 강력한 전자파로 주민건강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가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밀실 결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주와 강원도의 지역구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모두가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조기에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김기선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가안보 차원에서 사드 배치에는 동의하지만, 원주가 적합하지는 않다"고 말했고, 이강후 국회의원실 관계자 역시 "확인 결과 원주 유력설은 사실 무근으로, 국가안보상 사드는 배치해야 하나 원주는 사드 배치 운용상 적합한 지역이 아니다"고 밝혔다. 사드가 원주에 배치될 경우 북한 방사포에 그대로 노출되고, 사드 레이더망 탐지각도를 고려할 때 수도권을 보호할 수 없어 원주 배치를 위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강원본부와 원주인권네트워크는 오는 17일 오전 10시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