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2.11 16:05:00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따른 강원도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0일 오후 개성공단 폐쇄를 전격 발표했다.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로 핵개발 등을 포기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고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보다 한층 강하다. 개성공단 내 기업을 위해 대체 부지를 마련하는 계획까지 발표한 것을 두고 볼 때 남북간 경제협력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 차원의 남북경제협력의 단절로 강원도의 중장기 성장전략은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또 수출과 해외자본 유치 등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도 악화가 우려된다.
강원도 차원의 중장기 성장동력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개최와 한반도 평화-생명벨트 구축, 북방경제 허브 인프라 구축 등이 큰 몫을 차지한다.
이들 대부분 남북간 문화 및 스포츠교류를 통한 화해 분위기 속에서 가능한 것들로, 평화올림픽을 지향하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경우 북한 선수단 참여는 물론 남북공동응원단 구성도 불투명해졌다. 올림픽 핵심가치 중 하나가 공염불에 그칠 위기에 놓인 것이다.
금강산관광은 정부의 추가 제재 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5.24조치 이후 명맥만 유지되고 있지만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원 평화산업단지조성사업은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철원지역을 평화특별구역으로 지정해 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개성공단의 역개념이다. 한기호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률안은 5.24조치로 2년째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DMZ세계평화생태공원 조성사업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DMZ세계평화생태공원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위해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접근성이나 안전성 등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시범사업을 거쳐 북한의 참여 등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경원선 남북구간 복원도 빛이 바랠 위기에 놓이게 됐다. 경원선은 서울 용산~원산 223.7㎞를 잇는 철도로, 정부는 백마고지역∼월정리역 9.3㎞ 구간 공사를 1단계로 추진키로 하고 지난해 8월 착공식을 가졌다. 오는 2017년 말 완공 목표다.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 추진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달 중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2차 점검회의를 개최키로 한 가운데 도는 금강산관광 등 경제성 확충 방안의 관철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추가 경제 제재 차원에서 금강산관광 중단을 선언할 경우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 핵개발 포기 등을 위해 선제적인 대북 경제제재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본과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에 동참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경쟁관계로, 대북 경제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자칫 중국과 러시아와 불편한 관계로 비화될 경우 현 정부가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물론 나진·하산 물류사업과 한반도 국토개발 마스터플랜 등을 기반으로 한 도 차원의 북방경제 선점계획은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또 최문순 도지사가 역점 추진 중인 동북아 올림픽로드 추진을 앞세운 중국 투자유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국제무역·투자박람회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GTI박람회는 중국, 일본, 몽골, 러시아, 동남아 등 10여개국 500개 기업에서 바이어 2500여명, 구매단 5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10일 오후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와 미사일 개발 여력을 줄이기 위한 대북 경제제재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 중단 방침을 북한에 통보했다. 정부는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약 6160억 원이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124개 업체가 입주중으로, 공단 폐쇄로 인한 피해액과 관련 기업측은 2조 원, 정부는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