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기자수첩]추억이 방울방울

  •  

cnbnews 이성호기자 |  2016.02.11 15:07:16

▲(사진자료=CNB포토뱅크)

설이 지나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민족 대이동’도 끝났다. 

설날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그동안 잘 지냈는지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늘 함께 했기에 떨어져 있어서 그리운 얼굴들을 마주 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언제 들어도 마음 푸근하고 정겨운 고향집이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듬뿍 담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뿌리다.

근래에 행해지는 각종 설문조사 등을 보면 설 명절 때 친인척들에게 덕담인 듯 아닌 듯한 ‘잔소리’가 듣기 싫다는 응답이 늘 상위권에 오른다. 또한 선물 등의 지출과 교통체증, 집안일도 단골메뉴로 등장하면서 ‘설=스트레스’라는 부정적 공식이 다소 부추겨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리 없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본능보다 우선 할 순 없겠다.

각설하고,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응답하라 1988’은 우리 시대에 향수 열풍을 확산시킨 주역이다. 힘차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골목골목 울려 퍼지던 그 시절. 작은 음식 하나라도 옆집과 나눠 먹던 정. 함께 웃고 울며 한 시대를 같이 살아갔던 이웃들. 모두 다 소중하게 새록새록 떠오르게 했다.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각박한 현실이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켰고 복고 트렌드는 우리 사회 전 영역으로 확산됐다. 옛 노래들이 다시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추억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눈길을 끄는 설문조사가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과거와 현재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평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4%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과거보다 팍팍해진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85.8%가 ‘사회가 불안할수록 옛것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현실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 과거를 환기시키는 중요한 이유라고 해석될 수 있겠다.

현재에서 벗어나 위로를 받기 위해 향수에 젖는다. 단순히 과거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다. 힐링을 얻는 것이다. 

식료품·가전제품·패션 등에서 복고 아이템이 나오고 이를 소비하며 잠시 현실을 잊고 즐거움을 맛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복고 트렌드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며 세계적인 추세다. 

“빨리 빨리”를 외치며 앞만 보고 달려온 대한민국이 과거를 회상하고 있다. 그러나 “그때가 좋았지”라며 이른 포기와 회피성 과거로의 도피는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는 현재이자 미래다. 아름답고 멋진, 그리운 과거를 만들려면 2016년 지금 이 순간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아름다운 저녁, 미래는 과거라 불린다. 이때 우리는 뒤돌아서 젊었던 시절을 바라본다”라는 우연히 접한 글귀가 가슴에 새겨진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