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2.11 11:07:12
지난달 27일 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양산으로 내려간 문 전 대표는 설 연휴 기간 어머니가 있는 부산 영도로 가 차례를 지내기도 했지만 대체로 양산에 머물면서 가급적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간간히 글을 올리며 근황을 전하고 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농민 백남기 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 방문이나 지난 5일 서형수 전 한겨레신문 사장의 입당 환영 외에는 대부분 독서나 전시회 방문 소회를 밝히거나 시를 올렸으며 설 전날인 7일에는 "새해엔 가슴벅찬 감동과 환희의 새 세상이 열리기를 기원한다. 더나은 삶, 더 살맛나는 세상을 위해 더더더더 사랑해야겠다"는 덕담을 올리는 등 정치적으로 해석될 만한 행보는 피하고 있다.
이에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이 단합하고 전열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문 전 대표도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비칠 만한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산 자택에는 문 전 대표의 지인이나 지지자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바람에 주변에서는 수행비서를 자택 앞에 배치하자고 건의했지만 문 전 대표는 "오는 사람을 그렇게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본인이 직접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는 설 연휴 직후 상경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측근은 "당장 서울에서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지 않는 한 당분간 양산에 있을 것으로 안다"며 "휴식을 취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해 양산 체류 기간이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백의종군으로라도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지난 5일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 출마를 준비 중인 배재정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역구 내 재래시장을 함께 방문한 것을 보면 총선 정국이 도래하면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문 전 대표는 전국 단위의 선거 유세 등을 위해 자신이 총선에 불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