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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한정판에 푹 빠진 재계…‘추억 마케팅’ 언제까지

올드 기업들의 ‘복고 마케팅’ 먹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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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6.02.03 09:17:14

▲올해에도 기업들의 복고마케팅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하이트진로의 ‘크라운맥주’.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지난해 11월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등장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지난달 중순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은 쌍문동 골목길 덕선이네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희로애락에 함께 울고 웃으며 추억을 더듬었다. 재계도 시류에 맞춰 발 빠르게 추억마케팅을 진행하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2016년에도 복고마케팅은 이어질 수 있을까? (CNB=이성호 기자)

경기불황, 소비자들 향수 자극
크라운맥주 등 한정판 인기몰이
“복고도 트렌드, 영원하진 않을 것”

드라마 ‘응팔’ 속 쌍문동 아줌마 3인방이 즐겨 마시던 크라운맥주는 조선맥주주식회사(현 하이트진로)의 핵심 상품이다. 지난 1952년 출시돼 하이트맥주가 탄생한 1993년까지 생산됐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거센 복고 열풍을 타고 한정판으로 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출시되자마자 1차·2차 생산물량이 완판됐고, 추가로 3차 물량까지 냈다. 1980년대 당시 맥주 맛과 패키지를 그대로 구현해 소비자들의 향수를 건드린 것이 주효했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CNB에 “응팔 바람을 타고 크라운맥주가 팔리기 시작했다”며 “1차 생산량인 1만 상자(1상자=355ml x 24캔)에 이어 2차 2만 상자가 모두 다 팔렸고, 3차로 1만5000 상자를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더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 이 관계자는 “아직 3차 물량이 마트 등에 남아있어 추가생산 계획은 없다”면서도 “복고·한정판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회사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향후 추가생산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크라운맥주와 더불어 한정판으로 하이트맥주 크리스마스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여 출시 한 달 만에 병·캔 등 71만 상자를 모두 판매한 바 있다.

즉 ‘한정판’이라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으나, 말 그대로 ‘한정’이기에 무한 생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일단 크라운맥주는 다시 추억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복고 마케팅은 비단 하이트진로 만의 얘기가 아니다.

롯데제과의 경우 응팔 덕을 톡톡히 봤다. 제품들이 이 드라마의 PPL을 통해 방영되면서 가나초코렛은 무려 40%, 치토스 25%, 스카치캔디 20% 등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은 과거 신세계를 상징했던 공작새 캐릭터를 부활시켰다. BYC도 백양 캐릭터를 다시 들고 나왔다. 빙그레는 ‘그때 그 시절’과 동일한 포장의 바나나우유를 선보였고, 오리온은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씨와 함께 고래밥 패키지를 내놨었다.

특히 LG전자는 전신인 ‘금성사’가 재조명을 받으면서 80년대 사용했던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 합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다시 사용하고 있고 포켓포토, 스카이디지털 아리아판 밴드, 클래식TV 등 복고풍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캐주얼 브랜드 빈폴 ‘복고 라인’을, LF는 질스튜어트·닥스 등 의류 및 액서서리 브랜드에서 복고풍 의류를 등장시켰고, LS네트웍스에서도 30년 전 인기모델인 프로스펙스의 ‘해리티지 라인’을 재출시했다. 

이런 추억을 파는 기업들은 국내 기업 뿐 만이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6’에서 글로벌 업체들은 LP판을 재생할 수 있는 턴테이블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NB에 “경기 불황이 지속되자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해 복고 열풍이 확산됐고, 초기 일부 기업의 경우 복고마케팅 효과가 두드러졌다”며 “이후 여러 기업이 뛰어들고 있어 전체적인 효과는 감소될 순 있어도 기업 입장에서 마이너스 요인은 없다”고 분석했다. 

복고마케팅의 매출 효과가 줄더라도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만큼 기업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라는 얘기다. 

한 연구원은 “복고도 트렌드다 보니 다른 방향으로 유행이 옮겨 갈 순 있지만 불황과 맞물려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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